CJ가 서민형 30개 제품의 식품 가격을 내린다. CJ제일제당은 콩나물, 국수, 칼국수, 당면, 단무지 등 5개 품목 30개 제품에 ‘즐거운 동행-국민제품’이란 이름을 붙여 9일부터 권장 소비자가격을 5.4~11.1%(평균 10.0%) 인하한다고 4일 발표했다. 중소 협력업체 납품가격은 유지하면서 CJ제일제당의 자체 마진율을 없애 매출증대 효과가 중소 협력업체에 돌아가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대형마트 기준으로 콩나물(380g)은 1650원으로 10.8% 내리는 것을 비롯해 국수(900g)는 10.2%, 칼국수(600g)와 단무지(370g)는 각 10.1%, 국산당면(400g)은 10.0% 내린다. 해당 제품에는 ‘즐거운 동행-국민제품’ 스티커를 부착해 소비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CJ제일제당은 이들 제품의 매출이 10%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사진)는 “이윤을 포기하더라도 중소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상생모델을 만들라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당초 ‘중소기업 적합업종’ 취지에 따라 이들 품목의 사업 철수를 검토했지만 브랜드와 유통 인프라가 열악한 14개 중소 협력업체들에 오히려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의견에 따라 이들의 자생력을 키우는 방안으로 전환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작년부터 지방 협력업체들을 방문해 상생모델을 함께 모색해왔다. 지역별 유망 식품브랜드의 전국 유통을 도와 각 도의 대표 브랜드로 육성시키는 ‘지역유망식품브랜드 육성’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으며, 재정기반이 취약한 중소협력사를 위해 3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만들었다. 올해는 김 사장이 전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상생을 통한 대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충실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CJ는 그룹 차원의 상생활동을 재정비하기로 했다. CJ제일제당의 지역 유망식품 유통대행 브랜드였던 ‘즐거운 동행’을 그룹 브랜드로 확대해 상생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기로 했다. CJ제일제당에 이어 프레시웨이, E&M, CGV, 오쇼핑, 헬로비전 등 5개 주요 계열사도 브랜드 확장에 동참할 예정이다.

CJ오쇼핑의 우수 농산물, 우수 중기제품 판로지원 활동인 ‘1촌1명품’과 ‘1사1명품’은 물론 △헬로비전의 협력업체 대상 무료 서비스교육 프로그램인 ‘서비스 아카데미’ △CGV의 국내 대표 영화제 ‘무비꼴라쥬 상’ 시상 및 상영지원 등 19개 상생활동이 ‘즐거운 동행’ 브랜드와 로고를 사용하게 된다.

장영석 CJ제일제당 홍보담당 상무는 “‘즐거운 동행’은 앞만 바라보고 달려나가는 독주식 성장보다 주위를 둘러보며 공감하고 함께 성장하려는 CJ그룹의 의지를 담은 캠페인성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