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보다 한국과 중국 시장이 투자 선호처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글로벌 자산운용사 러셀인베스트먼트가 이달 아시아 전역 40명의 기관투자 매니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발행한 '아시아 투자매니저 전망보고서'(Asian Investment Manager Outlook, IMO)에 따르면, 아시아 펀드매니저들은 압도적으로 아시아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이번 조사 결과 응답자의 76%는 아시아를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았다. 유럽과 미국을 선호하는 매니저들은 각각 8%, 5%에 불과했다. 또 매니저들 중 11%만이 아시아 외 이머징 마켓이 가장 매력적인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응답했다.

아시아 내에서 중국의 경우 강세장을 전망하는 응답자 비중이 81%로 가장 높았다. 매니저들은 중국 증시가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측면에서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한다고 보며, 중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에 대체로 무게를 두고 있다고 러셀인베스트먼트 측은 설명했다.

한국(73%)과 중국 증시에 간접적으로 투자가 가능한 홍콩(52%)에도 긍정적인 시각이 이어졌다.

사라 리엔(Sarah Lien) 러셀인베스트먼트 수석 애널리스트는 "아시아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고, 통화정책 완화가 예상된다"며 "각 시장별로 성장동인이 존재해 매니저들이 아시아를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매니저들이 아시아의 성장세로부터 투자 기회를 포착하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내수성장 스토리가 주요 화두로 떠오름에 따라 임의소비재(70%) '강세'를 전망하는 매니저가 가장 많았다.

매니저 중 46%는 IT주를 "미국 경기회복으로 추가 성장이 예상되는 애플사의 많은 공급업체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며 선호하는 업종으로 선택했다. 필수소비재(43%)와 산업재(43%) 역시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반면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해 수요 하락이 예상되는 소재(51%) 섹터에 대해 가장 많은 응답자가 약세를 전망했다. 유틸리티, 텔레콤, 산업재(각각 41%, 30%, 30%)와 같은 방어주에 대해서도 대다수 매니저들이 약세를 점쳤다.

리엔 애널리스트는 "아시아 중산층이 부상하고 중국, 인도 등 인구대국의 구매력이 증가하고 있어 소비재 섹터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향후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