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에 있는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이지은 씨(26)는 이달 들어 1주일에 한두 번 회사 근처 베니건스나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에서 도시락을 시켜 먹는다. 주로 점심시간까지 회의를 하거나 날씨가 좋아 도시락을 들고 인근 공원에 가서 식사를 하는 날이다. 이씨는 “개당 가격이 1만~2만원대여서 자주 먹을 수는 없지만, 시간이 없거나 동료들과 함께 색다른 점심을 먹고 싶을 때 종종 찾는다”고 말했다.

외식 브랜드들의 ‘프리미엄 도시락’이 서울 종로 광화문 여의도 강남역 등 직장인들이 많은 ‘오피스 상권’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1만~3만원대로 한솥 등 전문업체들의 중저가 도시락(3000~6000원)에 비해 3~5배 높고, 스테이크 대하 등 단가가 높은 재료들로 구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 주문 시간에 맞춰 사무실 등으로 가져다 주는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도시락 대목’인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애슐리투고의 도시락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43% 증가했다. 2008년 패밀리레스토랑으로는 처음으로 도시락을 출시한 베니건스 매출도 같은 기간 12% 늘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에선 이달 들어 전체 매출에서 도시락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어섰다.

후발 주자들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9월 고가 도시락을 내놓은 비비고는 지난해 4분기(10~12월) 대비 올 1분기(1~3월) 매출이 60% 증가했다. 3개 매장에서 도시락 서비스를 시작한 TGI프라이데이스는 한 달 새 도시락 판매 점포를 11개로 늘렸다. 지난 2월 도시락 사업을 시작한 본도시락에서는 전체 매출의 18%를 1만원대 도시락이 올리고 있다.

주요 구매층은 직장인들이다. 도시락이 많이 팔리는 지역은 광화문 종로 강남역 등 오피스 상권이 대부분이다. 점심시간에 여유 있게 식사를 즐기기 어려운 직장인들의 단체 주문이 많고, 5월이나 10월 등 야유회가 많은 시기에는 기업들의 야외식사용 수요가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본도시락을 운영하는 이진영 본아이에프 홍보마케팅 팀장은 “기업과 직장인 수요가 전체의 90%에 달한다”며 “배달 서비스로 이용이 편리하고 식사시간을 줄일 수 있는 데다 레스토랑에서 식사할 때에 비해 메뉴 구성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