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새누리, 박근혜 사당화 심각…완전국민경선 하면 자신 있다"
대권 도전을 선언한 김문수 경기지사(사진)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김 지사는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자격조건’을 충분히 갖췄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판잣집에서 자란 서민 출신으로 지난 6년간 경기지사를 한 경험에 상당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새누리당의 다른 대선 후보들이 갖지 못한 자신만의 강점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지사는 “완전국민경선제가 도입되면 내 진가가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친박계 중심으로 지도부가 구성된 데 대해 “북한에서나 있을 수 있는 사(私)당”이라고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같은 훌륭한 사람이 새누리당 경선에 들어온다면 밀어줄 의향도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구성됐다.

“최고위원회의가 무슨 박근혜 독심술위원회 같다. 이런 걸 지도부라고 할 수 있나. 유신체제에도 없었고, 북한에서나 있을 법한 정당이다. 우리 국민이 이런 당을 허용하지 않을 것 같다.”

▷박 전 위원장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이 총선 승리에 기여한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어제의 개선장군이 내일도 개선장군일 순 없다. 나도 도지사 선거에서 두 번 이겼다. 그렇지만 다음 선거에서 이기리란 보장이 있는가. 사실 득표수로 보면 이겼다고 할 수도 없다. 지금이 (박 전 위원장 지지율의) 정점이라고 본다.”

▷대선 출마선언 기준이라던 지지율 5%가 안 나오고 있다.

“5%라고 했던 건 인지도를 높이자는 차원이었다. 내 목표는 지지율 5%가 아니라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국민은 여의도 대권 주자들의 ‘말’의 성찬만 본다. 하지만 나는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경기도에서 8000여개의 법정사무를 보고 있고, 이를 토대로 재선했다. 말을 하고, 악수를 하고, 이런 게 국가를 운영해주지 않는다. 복지만 해도 그렇다. 복지를 말로만 하고 있지만, 경기도는 이미 보육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

▷경기지사직을 유지하면 대선 활동에 제한이 있을 것 같다.

“지금은 (경지지사직에서) 사퇴할 생각이 없다. 오는 8월 대선 후보 경선에서 새누리당의 대권 주자가 되면 그때 지사직을 그만둘 것이다.”

▷여권 대권 주자들과 비교해서 자신의 경쟁력이 있다면.

“박 전 위원장도 정몽준 의원도 모두 명문가 출신이다. 반면 나는 가난한 농촌에서 태어나 초가집 판잣집에서 자랐다. 공장에서 일하고 감옥에 갔다왔다. 재산도 없다. 이런 사람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에 대해선 자부심이 있다. 서민 민생을 섬기고 챙길 수 있다. 가장 잘 소통할 수 있다. 정규직 비정규직, 좌·우, 노·소, 동·서로 갈라진 분열을 통합시킬 수 있다.”

▷완전국민경선을 주장하고 있지만 박 전 위원장 측은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내가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완전국민경선제를 하자는 게 아니다. 정치개혁의 마지막 과제다. 국민경선제가 되면 현장에서 일하는 나의 진가가 발휘될 것으로 본다. 야권에서 누가 나오더라도 자신있다.”

▷이명박(MB) 정부 평가는.

“60~70점 정도다. 인사를 잘못했고, 철학과 비전이 없었다. 4대강사업 같은 프로젝트로 국가가 운영됐다.”

▷반(反)대기업 정서가 많다.

“일자리는 정치인이 만드는 게 아니다. 기업인이 만들고 정치인은 도와줄 뿐이다. 우리 사회는 기업에 대해 모순적이다. 중소기업에 대해 좋게 말하지만 정작 제품은 대기업 제품, 명품을 쓴다. 이를 극복하는 데는 대기업도 과욕을 줄일 필요가 있고, 국민도 점차 선진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수원=김재후/이현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