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을 맞은 백화점에 구매금액의 최대 7%를 상품권으로 주는 사은행사가 6년 만에 등장했다. 백화점들이 자체 마케팅 비용을 들여 진행하는 상품권 증정 행사는 구매금액의 5%를 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자 수익성 저하를 감수하더라도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다.

롯데백화점은 전국 31개 점포에서 ‘롯데만의 4대 쇼핑 찬스’란 타이틀로 ‘구매금액별 7% 상품권 증정 행사’를 18일 시작했다. 우선 오는 20일까지 롯데·멤버스카드로 단일브랜드 상품을 30만원 이상 구매시 2만원, 60만원 이상은 4만원, 100만원 이상은 7만원, 200만원 이상은 14만원어치의 상품권을 준다. 또 삼성·LG전자 가전제품을 100만·200만·300만·500만원 이상 구매하면 결제방법과 상관없이 금액대별로 상품권 7만5000·15만·22만5000·37만5000원을 각각 준다. 롯데·멤버스카드로 결제하면 3%를 추가 할인해준다.

백화점들이 오는 28일까지 동시에 진행하는 ‘화장품 페어’에서도 롯데는 화장품을 15만원 이상 구매시 1만원, 30만원 이상 구매시 2만원의 상품권을 준다. 현대와 신세계가 20만원 이상 구매시 1만원, 40만원 이상 구매시 2만원을 주는 것에 비해 상품권 증정 구매액을 낮춘 것이다.

상품권 7% 증정 행사는 백화점간 출혈 경쟁이 극심했던 2006년 이후 처음이다. 백화점들이 주로 비수기에 수시로 진행하는 상품권 사은 행사는 증정액을 구매액의 3~5% 수준으로 정하는 것이 업계 불문율처럼 여겨져 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윤달(4월21~5월20일) 이후 웨딩 수요를 겨냥해 관련 상품 행사와 함께 기획한 것”이라며 “워낙 불황이어서 타개책으로 들고 나왔지만 ‘7%’는 수익에 부담되는 수준이어서 자주 써먹을 수 있는 카드는 아니다”고 말했다.

경쟁업체들은 업계 1위인 롯데가 ‘7% 상품권 행사’를 전격적으로 진행하자 당황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을 유인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겠지만 ‘7% 증정’은 수익면에서 남는 게 없다”며 “그야말로 출혈을 감수한 마케팅”이라고 지적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