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의 자신감…"K9에 세계 최고 기술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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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첫 프리미엄 세단 'K9' 공개
MK, 쏘울 이후 처음으로 기아차 신차 직접 발표
4년5개월간 5200억 투자…BMW와 정면승부
MK, 쏘울 이후 처음으로 기아차 신차 직접 발표
4년5개월간 5200억 투자…BMW와 정면승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신차 발표회에서 “최첨단 신기술을 총 집약한 K9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성능을 갖췄다”며 “세계 시장에서 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쏘울 이후 3년8개월 만에 기아차 신차발표회에 나온 정 회장은 “K9을 여러 번 타 봤다”며 “이 정도 기술력을 갖추게 되기까지 10년 걸렸다”고 했다. “수입차와 경쟁해 자신있느냐”는 질문에는 “요즘 서울 시내 거리에 좋은 차가 많이 보인다. 판매 성과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날 신차 발표회에는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김영환 국회 지식경제위원장 등 각계 인사와 현대차그룹사 관계자 등 1200여명이 참석했다.
◆첫 프리미엄 세단, BMW에 도전장
K9은 기아차가 처음 내놓는 프리미엄 대형 세단이다. 3800㏄ 오피러스 프리미엄과 3300㏄ K7이 있지만 럭셔리카로 불리기엔 부족함이 있었다.
기아차는 K9 개발 초기부터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독일 명차를 겨냥했다. 디자인도 BMW 7시리즈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기아차는 2008년 프로젝트명 KH로 연구·개발을 시작해 4년5개월 동안 5200억원을 투입, K9을 완성했다. K5, K7에 이어 최상위 라인업을 표시하기 위해 숫자 9를 붙였다. 기아차 관계자는 “K9은 K시리즈의 완성작”이라며 “수입차와 경쟁해도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보여주려는 야심작”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이날 처음으로 K9의 연비와 가격을 공개했다.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복합연비 9.3~9.6㎞/ℓ다. 3.3ℓ, 3.8ℓ 두 종류의 람다 V6 GDi 가솔린 엔진과 8단 후륜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최고출력 300~334마력, 최대토크 35.5~40.35㎏·m의 성능을 갖췄다.
가격은 기본형 기준 3.3모델을 5290만~6400만원, 3.8모델 6340만~8640만원으로 결정했다. 현대차 제네시스(4211만~7718만원)와 에쿠스(6741만~1억991만원) 사이에 책정해 가격대가 겹치는 것을 줄이려는 전략이다. 다양한 옵션을 운영해 3.3모델은 최고 사양과 최저 사양의 가격이 1110만원, 3.8모델은 2300만원의 차이가 난다. 업계 관계자는 “옵션 1~2개를 추가하면 6000만원대 BMW 5시리즈 및 벤츠 E클래스와 가격이 비슷해진다”며 “수입차와 정면 승부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적자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5년 전만 해도 기아차의 고급차 시장 진출을 내다본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1998년 현대차에 인수된 이후에도 기아차는 여러 번 고비를 넘겼다. 2003년 출시한 3.5ℓ급 대형 세단 오피러스는 빛을 보지 못했다. 노조 파업과 판매 부진이 겹치며 2006년부터 2년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 일각에선 “한 번 망했던 회사는 또 망한다”는 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기아차는 경차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럭까지 탄탄한 라인업을 구축하며 프리미엄카 시장 진출을 준비해 왔다. 트럭의 신화를 만든 봉고(1980), 국산 대표 소형차로 자리매김한 프라이드(1987), 승합차 카니발(1998) 등을 꾸준히 판매하며 내실을 다졌다.
기아차는 2010년 중형차 K5로 대히트를 치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는 연일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이다. 기아차는 올해 1분기 매출 11조7900억원, 영업이익 1조1206억원 을 거뒀다. 각각 10.6%, 33.4% 성장했다. 순이익은 26.0% 늘어난 1조2013억원이었다. 분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치다.
업계는 K9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 기아차의 평균 판매단가 상승으로 이어져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아차는 K9 국내 판매목표를 월 2000대로 잡았다. 올해 국내에서 1만8000대를 판매하고 내년 국내외 시장에서 총 2만5000대를 팔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아시아 수출을 시작하고 중국,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K9’을 선보여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K9 출시는 현대차 그늘에 가려져 있던 기아차가 진가를 발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상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9.5%로 현대차(11.3%)를 바짝 쫓고 있다”며 “K9 신차 효과에 따라 원가구조가 개선되고 실적 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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