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장비주들이 올 들어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 업계의 큰손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제품 생산에 필요한 장비 발주를 미루고 있어서다. 이미 장비업체들의 1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밑돌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SMD의 투자 지연 가능성은 낮다며 저가매수 기회라고 주장한다.

SMD에 장비를 공급하는 주요 업체는 에스에프에이 AP시스템 아이씨디 원익IPS 테라세미콘 에스엔유 등이다. 이들 종목은 올 들어 전고점 대비 하락률이 코스닥시장 평균보다 컸다. 코스닥시장이 7.9% 하락한 것에 반해 에스에프에이와 AP시스템은 13.1%와 18.8% 내렸고, 에스엔유는 전고점 대비 하락률이 27.9%에 달했다.

신규 수주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우려감이 증폭된 탓이다. SMD는 지난 3월 9790억원을 투입해 5.5세대(1300×1500㎜) A3라인 신규 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기존 A2라인보다 약 33% 커진 규모로, A3라인이 가동되면 중소형 AMOLED 패널의 생산능력은 현재의 2.5배인 월 2500만개에 달하게 된다.

문제는 오는 6월 말로 공장 완공이 예정돼 있는데 아직까지 장비 발주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이승철 신영증권 연구원은 “장비 제작에 6~7개월, 설치에 1~2개월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에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선 늦어도 올 2분기 중에는 장비 발주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 전망은 SMD의 투자 지연 가능성은 낮다는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갤럭시노트가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점점 더 치열해지는 경쟁 환경을 생각하면 삼성이 투자를 늦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SMD의 투자가 본격화하면 2010년과 같은 AMOLED 장비주 랠리를 다시 기대해볼 만하다는 의견도 있다. 당시 장비주들의 연간 수익률은 에스에프에이 173%, 원익IPS 92%, AP시스템 73%, 에스엔유 223%였다. 이승철 연구원은 “장비주는 ‘한 방’이 주는 매력이 있다”며 “장비 발주가 이뤄지고 향후 실적에 대한 가시성만 확보된다면 2010년과 같은 장비주 랠리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