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이 미국 교포은행인 새한은행을 인수하려는 계획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새한은행을 인수해 외환은행에 경영권을 준 뒤 미국 진출 기지로 활용하려던 하나금융의 글로벌 전략이 틀어지게 됐다.

최흥식 하나금융 사장은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새한은행 주주들과 협상 과정에서 당초 얘기했던 수준보다 높은 가격을 원하고 경영권을 주지 않으려는 등 이견이 커져 최근 인수 양해각서(MOU)를 철회했다”고 말했다. 윤용로 외환은행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새한은행의 지배구조가 다소 복잡한데, 주주 일부가 하나금융의 인수에 반대해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새한은행의 지분 51%를 인수하기로 하는 MOU를 체결했다. 새한은행의 총자산은 5억9000만달러 정도이며 LA 등에 11개 지점을 갖고 있다.

하나금융의 미국 거점은 현재 하나은행 뉴욕지점 1곳과 외환은행의 대출 전문 자회사 3곳(뉴욕, 애틀랜타, 시애틀)뿐이다. 하나금융 경영진은 미국 교포시장을 공략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추가 거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이와 관련,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새한은행 외에 다른 미국 은행을 추가로 인수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