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직장인들은 평생 재무설계에 앞서 자신에게 맞는 ‘옷’부터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강남센터 부장(사진)은 “투자를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젊을 때부터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목표와 원칙을 세운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른 만큼 남들에게는 좋은 옷이라도 자신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박 부장은 이어 “새내기 직장인들은 돈을 버는 것보다 들어온 돈을 어떻게 잘 관리할지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자신이 어떻게 돈을 쓰고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부장은 또 “스스로를 파악할 땐 자신을 객관화해 볼 줄 알아야 한다”며 “자신의 재무 상태 및 수입과 지출 내역 등을 수치로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화된 숫자들을 통해 나에게 부족한 것과 남는 것을 파악하면 그에 맞춰 대응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스스로의 현금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금융사를 찾아간다면 맞춤형 재무설계 서비스를 받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원칙을 정할 때는 작지만 분명한 한두 가지 원칙만이라도 만들어 놓고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주식 거래를 할 때는 특정 종목을 놓고 나름의 가격대를 설정한 다음 해당 가격 이상 또는 이하 땐 반드시 매매를 하겠다는 식이다.

구체적인 재무설계에 대해 박 부장은 금융자산과 부동산자산의 합을 100으로 놓고 볼 때 부동산자산이 70%를 넘어가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한다. 또 금융자산 가운데서는 주식과 펀드의 비중이 전체의 50%를 넘어가지 않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매달 얼마씩 돈이 생기든, 어느 정도 목돈을 가지고 있든 기간과 종목을 나눠 분산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적립식펀드 등의 형태로 장기 투자 기법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기간을 나눠 조금씩 오래 투자하면 심리적으로 시장을 좀 더 길게 볼 수 있는 ‘눈’이 생긴다는 게 이런 투자법의 장점이다.

박 부장은 “만약 일시 투자를 원한다면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투자하되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것보다는 지수형 ELS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개별 종목의 경우 지수형보다 기대수익률은 다소 높은 편이지만 변동폭이 커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