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MS보다는 높은 금리
삼성전자가 지난 3일 발행에 성공한 10억달러의 5년 만기 글로벌본드 발행 조건은 세계 최대 PC업체 휴렛팩커드(HP)와 세계 1위 반도체칩 제조사 인텔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발행한 글로벌본드 금리는 미 재무부 채권(5년물) 수익률에 0.80%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더한 수준이다. 가산금리는 여러 요인에 따라 변하지만 일반적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표면금리는 연 1.75%로 정해졌다. 이는 한국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유통수익률보다 낮은 것은 물론 아시아 기업이 발행한 채권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이 발행하고 한국 본사가 보증한 이번 채권의 가산금리는 HP와 인텔이 발행한 채권 금리보다 낮다. HP는 지난달 미 국채에 1.75%포인트를 더한 수준에 5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인텔은 가산금리가 전반적으로 높았던 작년 9월 1.10%포인트를 얹어 발행했다. 삼성전자 신용등급은 인텔(A1)과 같으며 HP(A3)보다는 두 단계 높다. 삼성전자가 HP나 인텔보다 더 높게 평가받은 셈이다.
반면 세계 최대 컴퓨터서비스업체 IBM(신용등급 Aa3)과 마이크로소프트(Aaa)의 채권보다는 가산금리가 높았다. IBM은 지난 2월 미 회사채 투자 수요 급증에 힘입어 0.62%포인트의 가산금리로 5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주로 만기 10년 이상 초장기채를 발행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2010년 9월 0.40%포인트의 가산금리로 5년물을 발행했다.
박태근 한화증권 채권전략팀 수석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낮은 가산금리에 대해 “발행이 드물어 유동성이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 미 굴지 기업들과 동급으로 인정받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태호/윤아영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