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는 “자사 상품과 서비스를 모방했다는 현대카드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는 내용증명을 3일 현대카드에 보냈다. 삼성카드는 “현대카드의 주장은 신용카드업의 특성과 지식재산권법, 민법 등 관련 법규에 대한 오해나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억지”라고 맞받아쳤다.
현대카드는 ‘삼성카드4’가 ‘현대 제로카드’를 표절했다는 등 5가지 이유로 법적 대응까지 거론하며 지난달 27일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삼성카드를 압박해 왔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에 의해 훼손된 명예를 회복하고 고객과 그룹 임직원에게 제대로 된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현대카드에 보낸 내용증명과는 별도로 삼성그룹 사내 게시판에 ‘현대카드 억지주장에 대한 삼성카드 입장’이라는 글을 올려 현대카드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아무런 조건 없이 할인해주는 ‘현대 제로카드’는 삼성카드가 1988년 출시한 빅보너스 카드와 같은 컨셉트이며 숫자를 브랜드 체계에 활용했다고 모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또 프리미엄급 카드 세일즈 전담조직 구성이나 슈퍼콘서트 개최, 초우량고객(VVIP) 상품 출시 등도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마케팅 전략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는 “굳이 소송을 하겠다는 것보다는 카드업계에 만연한 모방 행위에 대해 주의를 환기하겠다는 차원에서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자제 권유도 있어 사태가 더 확대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