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은 16일 현대차, 기아차현대위아 지분 매각은 현대모비스 중심의 지주회사를 위한 사전 포석일 가능성이 있다고 제시했다.

이 증권사 전용기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위아 지분 매각은 사측의 주장처럼 단순 사업 목적상 필요한 선
택이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현대모비스 중심의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전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서는 순환출자 해소 외에도 현대차와 기아차가 교차소유한 현대하이스코, 현대위아, 현대다이모스, 현대파워텍이 네 계열사의 지분을 현대차와 기아차 중 한 곳으로 주주를 통일해야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지분 매각 자금으로 현대차가 현대하이스코 지분을 추가 취득한 후 향후 현대하이스코 지분 40%를 기아차에 주고 기아차에서 현대위아, 현대다이모스, 현대파워텍, 현대오토에버 지분을 받아오는 지분 스왑을 통해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순환출자 해소는 정몽구, 정의선 부자가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기아차에 주고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16.8%를 받아오면 쉽게 해결될 수 있다는 것. 이 갭(1조5000억원)이 마이너스(-)로 바뀌게되면 순환출자 해소의 길이 열리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전 연구원은 "MK 부자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23.8% 보유하게 되고, 인적분할하면 60%까지 지주회사 지분이 올라갈 수 있다"며 "현행법상 금융회사 보유가 불가능하나 공정거래법의 개정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고 처분까지 최대 5년의 시간이 주어진다"고 했다.

그는 "현재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은 현대차 그룹의 신용등급(BBB) 상향의 가장 큰 걸림돌로 순환출자 구조를 들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다면 해외신용등급 상향이 해외자금조달 비용감소로 이어지고, 해외현지조달이 수월해져 장기적으로 현대차그룹 성장성에 매우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