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 설정액 100조원이 9개월 만에 다시 깨졌다. 글로벌 증시가 연초 이후 호조를 보이면서 국내 및 해외주식형 펀드 양쪽에서 환매물량이 쏟아져 나온 탓이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주식형과 해외주식형 펀드의 설정액 합계는 지난 5일 99조7690억원이었다. 지난해 6월1일(99조9813억원) 이후 9개월 만에 100조원 밑으로 내려왔다.

해외주식형 펀드의 계속된 환매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과 브릭스펀드 등 해외펀드 열풍이 꺼지면서 시작된 해외주식형펀드 환매는 2009년 7월부터 지난 2월까지 32개월간 계속되고 있다. 작년 6월 말 34조5927억원이었던 설정액은 5일 현재 30조5256억원으로 4조671억원 줄었다. 절정에 달했던 2008년 6월 말(60조8919억원)에 비해선 반토막이 났다.

국내주식형펀드는 작년 하반기 조정장을 거치면서 설정액이 늘었으나 올 들어 다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5일 국내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69조2434억원으로 지난해 6월 말(66조7767억원)에 비해서는 높지만, 작년 말(72조6823억원)보다는 3조4389억원 줄었다. 지난 1월과 2월에 각각 1조3583억원과 1조5892억원 감소했다.

글로벌 증시의 동향에 따라 설정액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 2050~2150 구간에서 2조8000억원가량의 환매물량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