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개 저축銀 반기실적 살펴보니…저축銀에도 봄은 오는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 한파에 시달렸던 저축은행업계에 ‘정상화 가능성’이 엿보인다. 모든 저축은행이 좋아진 것은 아니고 ‘영업정지’ 위기에서 다 벗어난 것도 아니지만, 예전에 볼 수 없었던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 자기자본이 충실해진 곳이 늘었고, 손실을 내는 곳은 줄었다.

전국 93개 저축은행이 지난달 말 공시한 반기보고서(2011년 7~12월)를 분석한 결과 자기자본비율이 10%를 넘어 ‘우량’으로 분류된 저축은행은 58개였다. 지난해 6월 말에 비해 5개 늘었다. 스타(37.19%) 센트럴(29.91%) 한신(26.76%) 부림(23.69%) 예나래(22.49%) 등 11곳은 자기자본비율이 20% 이상이었다.

‘정상’으로 분류되지만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권고를 받는 ‘자기자본비율 5~10%’에 포진한 저축은행은 32곳이었다. 현대스위스(5.92%)와 현대스위스2(8.30%), 솔로몬(8.89%)과 부산솔로몬(8.01%), 한국(5.12%)과 진흥(8.38%), 미래(5.67%)와 미래2(6.31%) 등 계열사를 둔 대형 저축은행이 많았다. 이들 저축은행 가운데 일부는 여전히 시장의 불신을 받고 있다.

자기자본비율이 5% 미만인 토마토2저축은행(0.21%) 우리저축은행(2.69%) 한주저축은행(4.07%)은 오히려 문제가 없다. 토마토2저축은행은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이고, 우리저축은행은 부실금고를 계약이전 받아 정상화를 추진 중인 곳으로 2017년 6월까지 적기시정 조치를 적용받지 않는다. 한주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 말 납입한 유상증자 대금이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당기순손실을 내는 저축은행 수도 상당히 줄었다. 2010 회계연도(2010년 7월~2011년 6월)에 당기순손실을 낸 저축은행은 전체의 47.7%(43개)로 절반에 가까웠으나 지난해 4분기에는 그 비율이 35.4%(33개)로 낮아졌다. 저축은행업계의 3분의 1 이상이 적자를 내고 있지만 나아지는 추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 지속 등으로 누적된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 저축은행들이 지난해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았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은 개별 저축은행 가운데 어려움을 겪는 곳도 있지만 업계 전반으로는 영업이익으로 부실 여신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