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G폰 공급 늘리고 위반 대리점은 '삼진아웃'
SK텔레콤은 22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고객과의 약속’을 발표했다. 휴대폰 유통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지난 15일 불법 텔레마케팅 근절 대책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 내놓은 유통 개선 방안이다.
◆아이폰4, 40만원 요금 할인
이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고폰 활성화 정책. 23일부터 기기 변경시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폰을 반납하면 향후 납부할 요금을 할인해주는 ‘T에코폰 기기변경할인’을 실시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기기 변경을 할 때 쓰던 폰을 반납해도 아무런 보상이 없었다. 기기 변경을 한 뒤 안 쓰는 폰을 갖고 있다가 나중에 공단말기를 중고폰으로 판매해야 일정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SK텔레콤은 이에 따라 기기 변경시 바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단말기별 보상 가격표도 만들었다. 예를 들어 작년 3월 출시된 아이폰4 32G 제품을 들고 가 갤럭시노트로 기기를 변경하는 소비자의 경우 아이폰4 단말기 상태가 A급이면 40만원의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다. 한꺼번에 할인을 받는 것은 아니고 매달 나가는 요금에서 일정 금액씩 할인받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이 조치가 국내 중고폰 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격 상한제 3월 중 실시
종이 없는 대리점 확대, 휴대폰 가격 상한제 도입 등도 이번 대책에 포함됐다. 스마트폰 가입 시 고객이 가격을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휴대폰 가격 상한제(T-Fun제도)’가 내달 도입된다. 대리점이 일정 가격 이상으로 휴대폰 판매를 할 수 없도록 상한선을 설정, 가격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것이다.
또 이동통신 상품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것을 감안해 전국 안심대리점(SK텔레콤이 선정한 우수대리점)에 ‘스마트 플래너’를 도입, 소비자들에 대한 상담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대리점들이 4G 휴대폰 위주로 판매하는 관행도 고치기로 했다. 이를 위해 2G 및 3G 폰의 공급을 크게 늘린다. 초저가 일반 폰을 이달 말 출시하는 등 6~10종의 일반 폰을 판매 라인업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이번에 도입한 대책을 3회 이상 위반하는 대리점에 대해 ‘삼진아웃제’를 적용, 영업정지 등과 같은 제재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이 이처럼 강력한 조치를 들고 나온 이유는 대리점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3사의 휴대폰 판매 매장은 온라인 판매점과 휴대폰 전문 상가 확대로 2008년 말 1만5000개에서 작년 말 2만7000개로 급격히 늘었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에 접수된 이동통신 3사의 고객 불만 건수도 같은 기간 69%나 급증했다.
장동현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은 “이동통신 유통이 실적 위주의 경쟁으로 치닫는 과정에서 업계 전체가 공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더 이상 불만이 커지기 전에 대리점 유통 과정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척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