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초콜릿ㆍ떡볶이에 방학숙제ㆍ명품 대여까지…입소문 빠른 '모바일 앱장터' SNS族 북적
직장인 박모씨(30)는 밸런타인데이였던 지난 14일 남자 친구에게 수제 초콜릿과 함께 예쁜 글씨로 쓴 편지를 선물했다. 남자친구는 박씨가 바쁜 직장생활에도 손수 준비한 것을 보고 크게 감격했다.

하지만 초콜릿과 편지는 박씨의 ‘작품’이 아니었다. 모바일 중고장터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번개장터’에서 구입한 것. 편지도 글씨 대행 서비스를 이용했다. 박씨는 “일반인이 가정에서 직접 만든 초콜릿을 구입해 남들과 차별화한 선물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밸런타인데이 때 번개장터를 이용해 초콜릿을 판매한 사람은 50명이 넘는다.

◆이색 품목·서비스 속속 출현

수제 초콜릿ㆍ떡볶이에 방학숙제ㆍ명품 대여까지…입소문 빠른 '모바일 앱장터' SNS族 북적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앱을 활용한 신개념 장터가 뜨고 있다. 의류, 잡화 등 기존 온라인 장터에서 거래되는 품목들은 물론 △자녀 방학숙제 대행 △ 음식 사진 맛있게 찍어주는 서비스 △일반 집에서 만든 떡볶이 등 독특한 제품과 서비스도 거래되고 있다.

모바일 장터는 스마트폰이 갖고 있는 카메라와 인터넷 연결 기능, 이용자 위치정보 등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어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거래할 수 있는 장터는 ‘번개장터’ ‘오늘마켓’ ‘코끼리 중고장터’ ‘니어바이’ ‘헬로마켓’ 등 10여개가 넘는다. 특히 기성 제품 대신 일반인이 직접 만들고 제공하는 물건과 서비스들이 눈에 띈다. 초상화 그려주기, 선물용 수제 라이터, 명품 감별, 수제 샴푸, 종이학 접기 등 기존 온라인장터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다. 집에서 직접 만든 음식을 파는 이도 많다. 깍두기, 김치, 닭볶음탕, 닭갈비, 제육볶음 등이 인기다.

번개장터를 운영하는 장영석 큇캣 이사는 “모바일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판매자와 구매자 간 신뢰 구축이 가능한 데다 입소문도 빠르게 나기 때문에 갈수록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루이비통 가방, 테일러메이드 골프채 세트 등 고가 제품을 대여해주는 서비스도 활기를 띠고 있다.

◆입점 수수료 제로

스마트폰 이용자의 위치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것도 모바일 장터의 강점이다. 직거래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니어바이에는 아예 ‘이사’ 항목을 만들어 스마트폰 이용자 인근으로 이사하는 판매자의 중고 물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해놨다. 판매자는 새 살림살이를 장만하면서 필요 없는 물건을 팔 수 있고 구매자는 별도의 배송비용 없이 필요한 물건을 바로 구입할 수 있다.

모바일 앱 장터에 이용자가 몰리면서 기존 온라인 쇼핑몰은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앱 장터에서는 입점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온라인과 모바일 플랫폼에서 의류를 모두 판매하는 송나영 씨는 “아직은 온라인 매출이 더 크지만 이달 초부터 모바일 쪽으로 제품 문의가 더 많이 들어오고 있어 조만간 매출 비중이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