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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안개가 짙은들 산까지 지울 수야
어둠이 깊은들 오는 아침까지 막을 수야
안개와 어둠 속을 꿰뚫는 물소리, 새소리,
비바람 설친들 피는 꽃까지 막을 수야.
‘우수(雨水) 한파’에 웅크렸던 땅이 살짝 기지개를 켭니다. 눈이 녹아서 비가 되고 그 빗물이 스며 새싹을 틔우는 절기. ‘우수 뒤에 얼음같이’ 이제 추위가 풀리고 겨우내 우리를 가렸던 ‘짙은 안개’와 ‘깊은 어둠’도 걷힐 것입니다. 그러면 연초록 앞산이 아침처럼 밝아오겠지요. 땅과 하늘을 봄빛으로 깨우는 저 물소리와 새소리의 웅얼거림. 아무리 ‘비바람 설친들 피는 꽃까지 막을 수야’ 있겠습니까.
고두현 문화부장·시인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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