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하이닉스 새 주인으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13일 사내 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14일 공동대표이사 자리까지 오른 최 회장은 하이닉스를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로 키우겠다며 공격 경영을 예고했다.

최 회장은 14일 오후 하이닉스 서울 사무소에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하이닉스 첫 출근이기 때문에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면서도 "SK그룹의 힘이 하이닉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업 다각화를 묻는 질문에 대해 그는 "차근차근 전략을 세워 나가겠다" 며 "하이닉스가 글로벌 해외수출, 해외기반 산업에 나갈 수 있도록 SK 힘을 실어주겠다"고 말했다. 통신과 반도체 분야 투자 계획에 대해선 "최대 시너지를 창출 할 수 있도록 투자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날 최 회장은 이천 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 이사로 선임되며 경영 참여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국민연금 의결위원 2명 등이 배임ㆍ횡령 혐의로 기소된 최 회장의 이사 선임은 재벌 봐주기라고 비판하며 자진 사퇴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모두 하이닉스를 걱정해준 것" 이라며 "더 좋은 회사를 만들라는 채찍질로 알겠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이사회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권오철 사장,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등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이사회에서 권 사장과 함께 하이닉스를 이끌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하 사장은 이사회 의장에 선출됐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날 하이닉스 지분 총 21.05%에 달하는 3조3747억원의 주식인수 대금 납입을 완료하고 하이닉스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