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인 매수 주체가 없는 가운데 프로그램을 통해 차익 매물이 나오자 코스피지수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4일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87포인트(0.04%) 내린 2004.87을 기록 중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그리스 의회의 재정긴축안 승인을 호재로 소폭 상승 마감했지만 국내시장에서는 그리스발 호재가 이미 전날 반영돼 큰 영향은 없는 상태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애플은 다음달 초 아이패드3 출시를 앞두고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져 급등, 사상 처음으로 주가가 500달러를 돌파했다.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은 구글의 모토로라모빌리티 인수를 공식 승인했고,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스페인의 금융기관 15곳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했다.

호악재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코스피지수는 소폭 하락 출발했으나 외국인, 기관, 개인 모두 '사자'를 외치면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주요 주체들은 주식을 사모으고 있지만 매수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프로그램을 통해 매물이 출회돼 지수가 제한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인은 419억원, 기관은 449억원, 개인은 723억원 순매수 중이다. 전체 프로그램은 2041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차익 거래를 통해서는 1602억원, 비차익 거래를 통해서는 439억원이 빠져나가고 있다.

업종별로는 하락세가 우세하다. 기관이 팔고 있는 전기가스업, 철강금속, 건설업, 금융업, 기계 등이 떨어지고 있다. 전기전자, 화학, 운수장비, 통신업 등은 상승 중이다.

시가 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총 10위권 내에서는 현대차, 기아차, LG화학이 상승하는 반면 포스코, 현대모비스, 신한지주, SK이노베이션, 삼성생명이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중공업은 보합세다.

코스닥지수는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

현재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60포인트(0.49%) 오른 535.79를 기록 중이다.

개인은 65억원, 기관은 1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57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프로그램을 통해 주로 매물을 내놓고 있는 주체는 국가지자체로 추정된다"라며 "이들은 차익 기회가 생기면 단기적으로 매매에 나서는 특성을 갖고 있어 지속적인 프로그램 순매도를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선·현물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계속 강세를 유지하고 있고 원·달러 환율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차익 거래 매도를 불러일으킬만한 요인이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다만 "순차익잔고가 2010년 10월 이후 최고로 높은 상황이라 프로그램 매물은 언제나 경계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35원(0.03%) 상승한 1122.25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