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0선 공방을 벌이면서 국내주식형펀드의 환매 압박도 강해지고 있다. 때문에 펀드환매 압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투신(자산운용)의 순매수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투신은 지난달 17일부터 전거래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700억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17일 코스피지수 종가는 1892.74로 1900선 부근에 올라섰다. 2000선을 중심으로 오르내림하고 있는 이날 오후 1시7분 현재도 투신은 260억원 가량의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8월 급락 이후 국내주식형펀드(ETF 제외) 환매 기준점은 1900선 가까이까지 하락했으나, 최근 지수상승으로 기준점이 1950선까지 올라간 것으로 분석된다"며 "2012년 들어 국내주식형펀드에서는 3조2609억원이 순유출됐고, 특히 1950선 이상에서 2조5689억원이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지난해 하반기 1900선 이하에서 저가매수성 자금유입 증가로 3조8640억원이 순유입돼, 코스피지수의 추가상승시 환매 압력은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투신은 매도세로 돌아선 지난달 17일부터 삼성전자(-4105억원) 현대모비스(-2729억원) 하이닉스(-2308억원) 현대차(-2212억원) 제일모직(-1688억원) 기아차(-1521억원) 등 정보기술(IT)과 자동차주를 가장 많이 팔았다. 반면 SK이노베이션(957억원) 현대제철(651억원) 우리금융(650억원) 현대건설(633억원) 두산중공업(622억원) GS(573억원) 등은 순매수했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신은 환매 부담에 따라 그간 비중이 많은 쪽을 줄이고, 업황개선이 기대되는 쪽을 늘려나가는 모습"이라고 판단했다.

정유는 유가상승으로 정제마진이 개선되고 있고, 철강은 계절적 성수기에 들어서게 된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주가는 턴어라운드 기대가 높을 때 상승탄력이 크다"며 "자금운용 여력이 제한적인 투신이 업황개선 기대주에 배팅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