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크엔젤 "행사장에선 우리가 비욘세"
매일 4~5시간씩 안무연습, 의상 고정협찬, 하루 스케쥴 5건.

인기 아이돌그룹의 일상이 아니다.

5인조 댄스팀 시크엔젤의 활동모습이다.

고은빈, 나진희, 최정은, 박민지, 이희재로 구성된 시크엔젤은 내노라 하는 춤꾼들로 구성된 새내기 댄스팀.

멤버들은 재즈댄스 강사, 피트니스 강사, 모델, 영어 선생님 등의 다양하면서도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소녀시대, 티아라, 카라 등 유명 그룹들의 것은 물론 상하좌우로 다리찢기 등 고난이도 댄스도 문제없는 그들이지만 "우리는 여성댄스가수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단지 대학교, 지방행사, 기업체행사, 해변, 스키장 등 축제에서 연예인 출연 전 흥을 돋궈 주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팀을 구성한 후 엄정화 이정현 등의 안무감독에게 본격적으로 안무를 배우고 있다. 또한 이들의 행사모습을 지켜보던 국내 대표 코스프레 의상 업체 '날으는 바늘'은 의상을 단독으로 협찬해주겠다고 나섰다.

소속사와 계약을 통해 체계적으로 활동을 개시한 이들만의 매력은 무엇인지 한경닷컴이 만나봤다.
[인터뷰] 시크엔젤 "행사장에선 우리가 비욘세"
놀기 좋아할 것 같다구요? 재테크 빠삭한 댄스팀이라구요!

"흔히들 댄스팀이라고 하면 술도 잘 먹고 잘 놀고 화장하고 꾸미는걸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렇지만 저희들은 술도 잘 못하고 클럽 같은데 가는 것도 좋아하지 않아요. 그저 우리끼리 뭉쳐 맛집 등에 다니는게 다에요"

댄스팀에 대한 인지도가 낮던 시절엔 그저 섹시한 의상만 입고 몸을 흔드는 존재로 받아들여졌었지만 최근엔 그 스케일이 다르다. 레이저 빔 등을 이용해 화려한 퍼포먼스를 뽐내기도 하고 고난이도 의자 안무도 예사다. 매니아층에서만 인정받던 댄스팀에 대한 인식이 대중화돼서 스케쥴이 많은 날은 5건이나 되기도 한단다.

리더 고은빈과 동갑내기 멤버 나진희는 함께 보험사 자격증을 취득해 놓았을 정도로 재테크에 관심이 많다.

고은빈 씨는 "전에는 월세 내기도 힘든 시절도 있었는데 최근엔 직장다니는 또래 여성들보다는 수입이 훨씬 많아요. 재무교육을 받은 후론 입출금 통장을 따로 관리하고 연금 등 노후 준비도 철저히 해두고 있어요. 카드사용은 철저히 줄이는 편이죠. 적금 예금 등 통장과 지출 용도별로 각각 통장을 마련해두니 주위에서는 똑소리 난다고들 해요"

목동 유치원에서 영어강사로 이름을 날린바 있는 최정은 씨는 가방속에서 주섬주섬 뭔가를 꺼내 보여준다.

7년간 작성해온 아이디어노트를 비롯 독서노트, 건강 계획서에 놀랐는데 하루 일과표도 따로 있다. 1시간을 4등분해 짜투리시간까지 철저히 관리하는 빼곡한 표에 놀라움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고은빈은 대기업 광고모델대회 1등 경력의 소유자로 다른 멤버들과 댄스행사 외에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도 단역으로 숱하게 출연해왔다.

KBS '꽃보다 남자'에서는 주인공 잔디 친구로 파티에서 춤추며 즐기는 장면에 깜짝 출연했다. 이밖에도 웬만한 드라마속 클럽 춤추는 드라마 장면에서는 리듬에 몸을 맡긴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방행사가면 우리가 바로 최고스타"

평소 비욘세의 뮤직비디오를 보며 감각을 익힌다는 시크엔젤은 닮고싶은 댄스가수로 시스타와 티아라를 꼽았다.

"요즘엔 지방가면 알아봐주는 분들도 계시고 너무 뿌듯해요. 지역행사에서는 먹을 것도 많이 챙겨주시고 저희가 바로 톱스타급이에요"

"한번은 롯데월드에서 좀비로 분해 퍼포먼스를 펼쳤는데 다음 행사 시간이 너무 빠듯해서 피철철 흘리는 분장 그대로 택시를 탄적이 있어요. 기사분들이 어찌나 놀라셨는지 몰라요"하며 웃음을 터뜨릴땐 그야말로 순수한 20대 여성들의 모습이다.

가수등장 전 흥을 돋구며 수입을 버는 댄스팀이지만 사회에 대한 봉사도 잊지 않는다. 출연료가 없어도 봉사를 해야할 곳이다 싶으면 달려가 멋진 무대를 선보여 박수를 받는다.

"행사의 꽃이라 불리는 데 자부심을 느껴요. 관객들이 열광하는 모습을 보면 엔돌핀이 팍팍! 2012년 저희 시크엔젤의 활약 기대해주세요!"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 사진 변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