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들은 내년도 수출 환경과 자금조달 환경이 올해에 비해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8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요 그룹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2년도 경제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22개 그룹 중 과반수가 내년도 수출환경(15개 그룹)과 자금조달 환경(14개 그룹)이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역별 수출환경 전망에서는 유럽(81%)과 미국(43%) 시장에 대한 악화 전망이 높게 나타났다. 전경련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재정위기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미국ㆍ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의 경제 환경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출 및 자금조달 환경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전체의 5분의 4가 넘는 그룹이(82%), 내년도 투자를 유지하거나 확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기업들이 위기를 오히려 성장의 기회로 삼아 적극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내년도 원달러 환율은 올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원화가치 절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95%에 달했다. 평균유가 역시 현수준을 유지(55%)하거나 소폭 하락(36%)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2012년도 한국경제와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그룹(86%)이 3~4% 성장,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는 불안한 대외여건 하에서 가계대출 증가 등 소비제약요인을 감안할 때 소폭 감소(59%)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설비투자 역시 소폭 하락(64%)할 것이라는 대답이 과반수를 넘었다. 건설투자도 다소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50%)이 많았으나, 현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도 46%에 달했다.

이는 주택투자가 완만하게 회복국면에 진입하고 비주거용 건축투자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 풀이된다.

전경련 관계자는 "주요 그룹들이 내년 수출환경을 어둡게 보고 있어 긴장할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투자를 유지 확대하겠다는 기업이 많아 경기 위축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그룹은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롯데, 포스코, 현대중공업, GS, 한화, KT, 금호아시아나, 두산, 금호석유화학, STX, LS, 하이닉스, 신세계, 대우조선해양, 동부, 현대, 효성, 현대백화점 등 22개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