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반등했던 코스피 지수가 사흘만에 하락했다. 시장의 박스권 흐름이 연장되는 모습이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5일 "유럽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국내 기업들의 이익 사이클이 좋은 것도 아닌 상황에서 주가가 저점 대비 15% 정도 상승한 만큼 매도 물량이 다소 나오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하지만 지난 8~9월과 비교하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 정치권 물갈이 등 개선하려는 의지가 나오고 있어 그때 만큼 위기가 심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런 심리가 맞서면서 박스권을 형성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투자자들이 파는 양도 많지 않지만 그렇다고 사는 양도 많지 않다"며 "거래가 적어지면서 변동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시장의 심리가 맞서고 있지만 상승 가능성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8~9월 지수는 상당한 위기를 반영한 지수"라며 "이달말부터 다음달 초 예정된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담, 정상회담 등에서 그리스 80억 유로 지원, EFSF 기금 확대도 좀 더 구체화될 수 있다"고 했다.

김 팀장은 "시장은 유럽만 보고 있는데 9월 급락 이슈 중 하나가 미국 경기의 '더블딥'(이중침체) 때문이었다"며 "미국 경제 지표도 생각보다 좋게 나오고 있어 성장률이 낮아질 수 있지만 경기침체 공포는 물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장 유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양적완화 정책을 쓰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컸지만 최근 유럽중앙은행(ECB)도 금리를 내리는 등 세계 각국이 통화완화 정책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며 "연말 코스피 지수 2000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투자유망업종으로는 IT 기계 항공 건설을 꼽았다. 김 팀장은 "리스크를 감안해서 그동안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고 전년 동기 대비 이익 모멘텀 개선 여지가 높다"고 설명했다.

반면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 연구원은 "유럽 정치권이 우리가 원하는 대응을 해야하는데 그게 아니라면 매수 시점을 조금 미뤄 놓을 필요가 있다"며 "매수권을 정해 놓고 기계적으로 매매하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수 저점은 60일 이동평균선인 1820정도를 바닥으로 상단은 1950이상을 보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