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들을 찾다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90% 이상이 여성 고령자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남성 고령자들은 대부분 부인에게 간병을 받는다. 2008년 발표된 노인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 노인의 84%가 배우자에게 간병을 받았다. 반면 남편에게 간병을 받은 여성 노인은 29%에 그쳤다. 결국 많은 여성 고령자들이 간병기가 되면 요양시설을 이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둘째, 세상을 떠날 때도 병원으로 옮기지 않고 요양원에서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다. 생을 마감할 때쯤이 되면 자녀들이 요양원으로 와서 보름이나 1주일 정도 같이 지내다가 편안하게 눈을 감는다. 병원의 중환자실로 이동해 불필요한 연명시술을 받으면서 부담스럽게 생을 마감하는 과정을 꺼리는 것이다.
셋째, 요양원에 있는 노인 중 거의 대부분은 한 달에 15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스스로 지불하고 있었다. 자식들로부터 비용을 받는 경우는 100명 중 대여섯 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대부분의 입주자들이 자신이 살던 집을 처분하고 재산을 정리해서 규칙적으로 매달 생활비가 지급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자녀들로부터 매월 생활비를 받아 쓰는 경우가 있는지 소개해 달라고 하니 금방 찾아내지 못했다.
요양원을 방문하면서 다시 한번 은퇴 준비를 할 때 중요한 요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은퇴 준비는 생활비뿐만 아니라 생을 마감하는 단계까지 반드시 포함해야 비로소 완성된다. 현재는 주로 상속세 절감이나 간병비용 마련에 대한 준비만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널리 퍼져 있다. 이외에도 65세 이상의 노인이라면 10명 중 1명이 걸린다는 치매에 대한 대비책이나 남편 사별 후 홀로 된 배우자의 지속적인 생활비와 요양경비 등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전국 요양시설은 4000여개에 달하며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적합한 요양시설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 이를 선택할 때 몇 가지 기준이 있다. 우선 요양보호사와 같은 인력이 충분한지 알아보는 것은 기본이다. 다음으로 식당이나 독립 공간 등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는지 꼼꼼히 점검해봐야 한다. 또 아픈 노인이 갑자기 주거지를 옮겼을 경우 그 스트레스가 매우 크기 때문에 가족들이 자주 방문할 수 있도록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곳이면 좋다.
필자가 여러 요양시설을 다녀보면서 나름대로의 기준을 찾았는데 바로 ‘냄새’다.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 요양원이라면 매우 잘 관리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정성을 들여 씻겨주고 세탁하고 청소하는 곳은 냄새가 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