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원자재·중간재를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는 3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환율 급등에 따른 기업 피해 조사’를 실시한 결과,48.5%는 ‘환율상승으로 경영상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고 10일 발표했다.‘환율상승이 도움됐다’는 응답은 32.6%였다.
‘피해가 있다’는 응답 비율은 내수기업이 59.2%,수출기업은 37.2%를 차지했다.통상 환율상승은 수출기업에 호재로 작용하지만 적지 않은 수출기업이 피해를 입은 것이다.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원·달러 환율이 급상승하면서 원자재·중간재의 수입가격도 올라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환율상승으로 인한 피해 유형을 조사한 결과(복수응답),가장 많은 수출기업이 ‘수입단가 상승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68.2%)를 꼽았다.‘원화 환산 수입액 증가로 인한 환차손 발생’(57.4%),‘외화 대출자금 이자 부담증가’(3.7%) 등이 뒤를 이었다.미국과 유럽시장 수요가 감소하고 글로벌기업 간 경쟁도 심화되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수입단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기업은 많지 않았다.‘환율상승으로 인한 수입단가 상승분의 상품가격 반영여부’에 대해 ‘아예 반영할 수 없다’는 응답이 44.4%나 됐다.‘10% 미만 반영’이라는 응답이 42.8%로 뒤를 이었고 ‘20% 미만’(3.4%),‘30% 미만’(1.7%),‘30% 이상’(7.7%)은 소수였다.대기업의 경우 반영비율이 ‘30%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15.1%였지만 중소기업은 4.4%에 그쳐 환율상승으로 인한 피해는 중소기업에서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불안 기간’에 대해서는 ‘연말까지’란 응답이 56.9%,‘내년 상반기까지’란 응답이 31.6%에 달했다.‘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은 7.5%였고 ‘1개월 이내 안정될 것’이란 추측은 4.0%에 그쳤다.
환율상승에 대한 대응책으로는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40.3%),‘환헤지 등 재무적 대응’(27.2%),‘수입선 다변화’(17.0%),‘결제통화 다양화‘(10.9%) 등을 꼽았다.환율 안정을 위한 정부의 과제로는 ‘외환보유고 확대’(42.3%),‘투기성 자금 유출입 규제 강화’(31.9%),‘주요국과의 통화 스왑 체결’(26.1%),‘외환시장 달러 공급 확대’(25.1%) 등을 들었다.
손영기 대한상의 거시경제팀장은 “최근 환율 급등으로 수입단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특히 중소기업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는 외환시장의 안정을 통한 환율안정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