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제임스 골웨이 10년만의 내한-관람 포인트

‘플루트의 제왕’으로 불리는 제임스 골웨이는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그는 파리음악원 재학 시절 음악에 대한 강박관념과 클래식만 강요하는 분위기 때문에 학교를 그만뒀다.지하철에서 ‘거리의 악사’로 떠돌기도 했다.

1969년 독일 뮌헨박물관에서 베를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솔로 플루트 오디션이 있던 날도 약속 시간에 늦어 마지막 주자로 참가했다.‘모차르트 카덴차’ ‘다프니스와 클로에’ ‘브람스 4번’ 등 오디션곡을 독창적으로 연주한 그는 지휘자 카라얀의 눈에 띄어 나이 서른에 베를린필 수석 플루티스트로 발탁됐다.그러나 독일 오케스트라의 보수적인 장벽과 단원들의 텃새로 인해 6년만에 뛰쳐나왔다.

1975년 스위스에 정착해서는 오토바이에 치어 목숨을 잃을 뻔했다.병상에서 십자군 원정 시대에 신의 보호를 상징하던 다이아몬드 이야기를 읽고 그는 악기 제조사에 “다이아몬드를 플루트에 박아달라.플루트는 24K 황금으로 만들라”고 주문했다.

이처럼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그가 10년 만에 내한,내달 2일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그는 이번 공연에서 포레의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판타지’,드뷔시의 ‘배를 타고’,‘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중 ‘달빛’ 등 서정적인 선율들을 들려준다.또 도플러의 ‘두 대의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안단테와 론도’,모를라치의 ‘스위스 양치기’,브리치알디의 ‘베니스의 카니발’ 등으로 아름다운 하모니의 절정을 이룬다.해밀톤 하티의 ‘아일랜드’,아일랜드 민요를 편곡한 4곡 등도 소박하면서 가슴을 적시는 곡이다.

이 중 도플러의 ‘안단테와 론도’ ‘리골레토 판타지’ 등은 부인 지니 골웨이와 협연한다.

다양한 연주 레퍼토리 못지 않게 눈여겨 볼 것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빨간 넥타이와 백발,흰 턱수염의 조화다.그가 음악의 흐름에 맞춰 몸을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금빛 플루트가 조명에 반사되어 뿜어내는 눈부신 빛도 또 다른 감상거리다.운이 좋거나 눈이 밝은 사람은 플루트에 박힌 다이아몬드도 찾을 수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