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의 ‘맏형’은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옛 국민은행과 옛 주택은행이 합병해 탄생했다. 국민은행은 1963년, 주택은행은 1967년 각각 설립됐다. 둘 다 정부가 운영하는 국책은행이었다.

주택은행은 주택금고였다가 1969년 이름을 바꿨다. 이름 그대로 국민들에 집을 공급하는 데 중점을 둔 은행이었다. 국민은행은 서민금융을 전담하기 위해 설립됐다. 1994년 기업공개와 공모 증자를 거쳐 1995년 완전히 민영화됐다.

두 은행이 합병하게 된 계기는 외환위기였다. 1998년 주택은행은 동남은행을, 국민은행은 대동은행을 각각 자산·부채(P&A) 인수 방식으로 사들였다. 국민은행은 장기신용은행도 품에 안았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2000년 12월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은 합병을 선언했다. 총자산 203조원짜리 초대형 리딩뱅크의 탄생이었다. 정부가 부실이 없는 대형 은행의 출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며 시장에서의 요구도 강했다.

국민은행은 이후 리딩뱅크로서 지위를 꾸준히 굳혀 왔다. 합병 직후 바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고, 2003년엔 국민카드를 합병했다. 2004년엔 전자통장을 국내 처음으로 내놓았고, 2005년엔 은행권 최초로 투신상품 판매 종합시스템(STS)을 가동하는 등 선구자 역할을 해 왔다.

국민은행은 2008년 ‘KB금융지주'로 탈바꿈하며 본격 금융그룹으로 한 차례 더 외연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은행업에서 생명보험업 증권업 부동산신탁업 등 금융의 전 영역을 아우르게 됐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