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와 '치아(齒牙) 전쟁'을 벌이고 있는 유디치과 소속 의사들이 잇따라 병원을 떠나고 있다.

유디치과 측은 "이달에만 익명의 인신공격을 견디지 못한 전국 120개 지점 500여명의 의사 가운데 44명이 병원을 떠났다"고 말했다. 소속 치과의사의 10분의 1이 떠난 셈이다. 이에 따라 5~6개 지점이 의사 수급문제로 영업중단 수순을 밟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디치과는 치과용 보철물 재료인 '베릴륨(Be)' 발암 논쟁,반값 임플란트 싸움 등 지난 수개월 동안 치협과 격렬하게 대립해왔다.

22일 치과의사들이 회원인 인터넷사이트 '덴트포토'엔 '5년차 위생X.XX년 XX월생.강남구 서초구 등지에서 활약.절대 취업 못하게 해야 됨' 등의 인신공격성 문구가 수백 건 올라와 있다. 대다수가 유디치과에 다니고 있는 의사나 간호사 · 직원들에 대한 신상과 모욕적인 욕설이다. 이름과 출신 학교 · 졸업 연도 등을 공개하는 이른바 '신상털기'가 대부분이다.

치과업계의 한 관계자는 "임플란트 시술을 둘러싼 치과 개업의원과 네트워크의원(경영방식과 브랜드를 공유하며 여러 지점을 운영하는 의원) 간 갈등이 급기야 마녀사냥식 인신공격으로 변질됐다"고 말했다.

유디치과가 '반값 임플란트' 진료를 내걸고 환자들을 대대적으로 유치하면서 결과적으로 다른 개원의들을 자극했다는 측면도 있다. 개원의들이 소속된 치협은 지난달 부당한 환자유인알선 행위 등을 이유로 유디치과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고,이에 유디치과도 치협이 자사 소속 의원들의 광고와 구인활동 등을 부당하게 방해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상태다. 공교롭게도 유디치과 의사들의 이탈이 많아지는 시점에 치협은 '불법 네트워크 종사자 자진신고기간'을 설정해 운영하고 있다.

양측의 다툼이 이전투구로 변질되면서 환자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치협은 "네트워크의원들이 반값 진료비로 환자들을 끌어들여 질 낮은 진료를 하고 불필요한 치료까지 강권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유디치과 측은 "일반 치과의 진료비가 오히려 부풀려져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