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업계 2위를 지켜 온 대한생명이 최근 3위로 추락했다. 2위 자리엔 고객만족 경영을 펼치고 있는 교보생명(회장 신창재)이 올랐다. 교보생명은 당기순이익에서 줄곧 대한생명을 앞서고 있는 데다 최근 매출에서도 대한생명을 추월,예전의 시장 지위를 찾아가고 있다.

7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2011회계연도 1분기(4~6월)에 교보생명은 2조7399억원의 매출을 올려 2조6775억원에 그친 대한생명을 앞질렀다. 보험사의 매출은 수입보험료와 자산운용수익을 합한 것이다.

1분기 교보생명의 수입보험료는 대한생명보다 1377억원 적었지만 자산운용수익이 많아 전체 매출에서는 대한생명에 우위를 보였다. 이 기간 교보생명은 6.11%의 자산운용수익률을 거둔 반면 대한생명은 5.38%에 머물렀다. 지난해 매출은 대한생명이 12조287억원으로 교보생명(11조8526억원)보다 1761억원 많았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고객만족 위주의 영업으로 양과 질의 균형성장을 추구하고 있으며 지난 6월부터는 기존 고객 서비스 강화를 핵심으로 한 평생든든서비스를 펴고 있다"며 "이런 점들이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당기순이익에서도 대한생명에 지속적인 우세를 점하고 있다.

작년 교보생명의 순이익은 6389억원으로 대한생명(4749억원)보다 1640억원 많은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22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1527억원에 그친 대한생명을 앞섰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전체적으로 교보생명과 대한생명의 순이익 차이는 지난해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많다는 것은 교보생명이 영업 효율성에서 대한생명보다 뛰어날 뿐 아니라 그만큼 내실 있는 성장을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시장점유율을 나타내는 수입보험료에서도 교보생명은 대한생명과의 격차를 좁혀나가고 있다. 3월 기준 교보생명의 수입보험료는 10조7814억원으로 대한생명(11조975억원)에 3161억원 뒤졌지만 6월에는 1377억원으로 차이가 크게 줄어들었다.

올 1분기 교보생명의 초회보험료는 4035억원을 기록해 대한생명(4191억원)과의 차이가 156억원에 불과하다. 수익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같은 기간 교보생명이 19.0%로 대한생명(9.35%)에 크게 앞섰다.

다만 총자산에서는 대한생명이 65조1894억원으로 교보생명(58조8911억원)보다 6조3000억원가량 많은 상태다.

생보업계에서는 올 1분기 실적만을 봤을 때 두 회사 중 어느 곳이 확고한 업계 2위라고 말할 수 없다는 진단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당기순이익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표에서 대한생명이 교보생명을 앞서며 2위 경쟁이 대한생명의 우위로 기우는 듯한 모습이었다"며 "하지만 올 들어 교보생명의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지면서 앞으로 2위 자리를 둘러싼 두 회사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