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성 자산을 3700억원 가까이 쌓아놓고 있는 삼천리가 1000억원의 자금 조달에 나선다. 사업다각화에 필요한 투자자금을 금리가 낮을 때 미리 마련하기 위해서다. 삼천리처럼 신용도가 좋은 기업들은 금리가 낮은 점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설 전망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도시가스업체인 삼천리는 추석 연휴 직후 1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최근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만기는 5년으로 정해졌다. 발행금리는 5년 만기 국고채 금리에 51bp(1bp=0.01%포인트)를 더한 수준이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3.58%인 점을 감안하면 발행금리는 4%를 약간 넘을 전망이다.

삼천리는 2008년 이후 현금성 자산이 차입금을 초과하는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계속해 왔다. 삼탄 · 삼탄인터내셔널 등 계열사 지분매각 대금이 들어와 현금성 자산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삼천리의 현금성자산은 3643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것은 최근 국고채 금리가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조달금리가 싸진 틈을 이용해 필요자금을 미리 확보하자는 판단이 작용했다. 지난해 초 삼천리가 발행한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금리는 연 5.21%로 이번보다 1%포인트 이상 높았다. 만기는 3년으로 더 짧았다.

삼천리는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집단에너지 사업에 대한 신규 투자와 도시가스 사업에 필요한 시설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삼천리의 회사채가 무난히 소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6월 말 기준 삼천리의 부채비율이 71.2%,차입금의존도는 6.5%에 불과한 데다 회사채 유효 신용등급도 AA+로 높기 때문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