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하기가 어려운 목돈이나 부동산보다는 매달 현금으로 지급되는 연금이 더 낫다는 인식도 이제서야 퍼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연금복권까지 등장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고령화와 연금 열풍을 타고 월지급식 펀드(다른 말로는 월분배형 펀드)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펀드에 목돈을 가입하고 나면 매월 일정한 금액이 지급되는 상품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통계에 따르면 월지급식 펀드의 총 설정액은 5727억원(8월16일 기준)에 이른다. 연초 2259억원에서 3470억원(153.54%)이나 늘어난 규모다. 월지급식 펀드가 이처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우리사회의 고령화 현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월지급식 펀드의 장점은 매달 자신이 정한 금액을 찾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꾸준한 현금흐름이 필요한 은퇴자들에게 매력적인 상품이다. 하지만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는 펀드이므로 시장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월지급식 펀드의 가입자 중 상당수가 월 0.6%(연간 7.2%)의 분배를 선택하고 있다. 만약 1억원을 가입했다면 매달 60만원씩을 찾아 쓸 수 있다. 지급되는 분배금만 본다면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몇 가지 주의점을 알아야 하겠다.
첫째,원금 손실 없이 오랫동안 분배금을 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주식과 채권수익률의 과거 10년간 사례분석을 바탕으로 펀드에서 매년 7% 이상의 수익률이 발생한다면 원금 손실 없이 분배금을 탈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이며 미래의 수익률을 미리 단정할 수는 없다.
둘째,펀드가 투자하는 주식이나 채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상 밖의 손실을 충분히 감안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주식시장은 불과 서너달 만에 코스피지수가 2200선에서 1700선으로 급락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셋째,매월 지급하는 월지급 기능은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즉 모든 펀드에서 자신이 원하는 날짜에 맞춰 미리 환매를 청구하면 월단위로 지급받을 수 있다. 마치 월지급식 기능이 새롭게 생겨난 것인양 선전하지만 이는 자칫 투자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흐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월지급식 펀드가 유행하는 국가는 일본 정도 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투자문화가 발달한 미국에서는 오랫동안 적립식으로 펀드에 투자하고 노후생활이 시작되면 이를 환매해 연금으로 갈아타서 매월 생활비를 종신토록 지급받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때 종신토록 연금을 지급하는 기능이 있는 보험사의 일시납 연금 등을 많이 이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