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22일 ATS(대체거래시스템) 제도 도입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거래비용 감소와 한국거래소(KRX)의 기업공개(IPO)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길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자본시장 제도개선 민관합동위원회는 전날 5차 회의를 개최해 대형거래소간 합병에 대비하기 위해 ATS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며 "이 위원회는 올해 들어 추진되고 있는 ‘헤지펀드 도입’, ‘글로벌 IB 육성’ 등의 아젠다를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ATS 도입도 가속화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ATS를 우선 도입하고 경쟁 여건이 확립되면 KRX의 소유, 지배구조 개편 등도 안건으로 제시했다. 수년간 정체상태인 KRX IPO도 ATS도입에 맞물려 있다는 의미이다.

정 애널리스트는 ATS가 도입되면 KRX의 독점구조인 유가증권의 유통시장이 사실상 경쟁 체제로 변모하게 된다며 이에 따라 주식 등의 거래비용이 절감되는 점은 자명하고 KRX IPO의 단초가 마련됐지만 KRX의 지분가치에 대한 기대는 과거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KRX의 지난회계연도 거래수수료 수익은 3256억원이었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200억원 가량을 지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주식위탁MS가 가장 높은 키움증권이 가장 많은데 234억원이라고 한다. 전체 위탁매매수수료 중 20%가 거래소에 납부하는 비용인 셈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대표적인 ATS인 Chi-X와 정규 거래소와의 거래비용은 절반 이하라고 한다. 그는 이를 단순 적용할 경우 키움증권 입장에서는 연간 100억원, 영업이익의 7.3% 가량이 절감될 여지가 생긴다며 ATS의 주요주주로서 참여하게 될 경우 거래비용이 자본이득으로 일부 치환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ATS의 최소자기자본, 주주 당 주식 보유한도 등에 대해서는 구체화되지 않았다.

반면 KRX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들은 향후 IPO가 현실화 될 경우 지분가치에 대한 기대가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선진국 거래소에 비하면 KRX는 거래수수료에 대한 의존도가 현저히 높다. ATS 도입에 따른 수익감소로 인해 밸류에이션에 대한 기대 수준도 동반 하락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애널리스트는 "ATS가 자본시장의 중요한 인프라이고 시장감시 등의 공적 기능도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향후 설립 요건(최소자기자본 요건, 주주당 주식보유한도 등)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것"이라며 "또한 현재의 KRX와 같이 높은 자본력(현재 2조원), 추가적인 결제 안전 장치 등에 대한 논의도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요건에 따라서 각 증권사들은 ATS에 단순 사용자로 참여할 지, 주주로 참여할 지, 컨소시움을 결성할지 등의 자본운용에 대한 판단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