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열풍을 타고 막걸리전문점이 창업시장의 한 장르로 자리잡았다. 이 막걸리와 최고의 궁합을 이루는 것이 바로 전(煎)이다. 기름을 둘러 두툼하게 부쳐낸 전이야말로 막걸리 안주로 가장 이상적이다. 막걸리의 찬 성질과 전의 따뜻함이 어우러져 속도 편안하게 해준다.

서울 쌍문역 부근에 위치한 '종로전선생'은 다양한 전 요리와 국민 술로 떠오른 막걸리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충남 조치원에서 3대째 막걸리 제조장을 운영하고 있는 장인이 만든 명품 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 100% 우리 쌀을 사용해 만든 생막걸리로,숙성이 되면 깊고 구수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질 좋은 막걸리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도 인기를 끄는 요인.이곳을 운영하는 주선화 사장(43 · 사진)은 "보통 한 통에 3000원씩 파는 막걸리 두 통 분량을 한 주전자에 넣고 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며 "양은 주전자에 내오는 막걸리가 옛 정취를 느끼게 한다며 손님들이 꼭 주전자에 담아 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런 막걸리의 맛을 더욱 살려주는 것이 바로 다양한 전 요리들이다. 널찍한 철판에 고소한 콩기름을 둘러 지글지글 부쳐내는 파전,부추전,동태전 등 다양한 전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미리 부쳐놓지 않고 주문을 받는 즉시 재료를 넣고 반죽해 요리하기 때문에 더욱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인기가 높은 베스트 전 메뉴들과 팽이버섯전,단호박전 등을 추가해 11가지 전 요리를 한번에 맛볼 수 있는 모둠전은 성인 남자 3~4명이 먹어도 될 만큼 푸짐한 양이 특징이다. 주 사장은 "가격도 1만8000원 정도로 부담이 없어 점포 전체 매출의 40%를 책임지는 효자 상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특산 음식 메밀전병,팥소를 넣어 고소하게 부쳐낸 수수부꾸미,새우가 아삭아삭 씹히는 새우전 등과 같이 일반 전집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색다른 메뉴도 갖췄다.

전은술안주는 물론 식사로도 적합해 매출 확대에도 용이하다. 작은 모임부터 직장 회식까지 다양한 자리에도 어울려 폭넓은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 주 사장은 "초저녁 시간에는 주변 주택가 주민들이나 등산을 하고 내려오는 장년층 손님들이 주로 찾는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고,야간에는 20~30대 젊은이들이 매장을 찾는다"고 말했다. 모둠전골과 돼지두루치기,도토리무침 등 계절에 상관없이 고객을 유도할 수 있는 메뉴와 날치알골뱅이무침 등의 퓨전 메뉴도 갖춰놓고 있다. 퓨전 메뉴는 특히 여자 손님들에게 인기가 좋아 다른 막걸리집과 달리 젊은 여성손님 비중도 높은 편이다.

옛 주막 분위기가 나도록 꾸민 인테리어도 이곳의 메뉴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토속적 분위기에 장년층은 추억과 향수를 느끼고 20~30대 젊은이들은 새롭고 독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02)993-5599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