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코스피 지수가 2200선을 가까스로 지켜냈다.

국내 증시의 주도주(株)인 자동차와 화학주들이 전날 주요 기관과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여파로 급락했던 낙폭을 하룻 만에 모두 만회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시장이 이제 주도주들의 가격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라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컨퍼런스 이후 외국인이 뚜렷한 매수주체로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아차와 LG화학 등 주요 주도주를 사고 있는 주체가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란 얘기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FOMC 컨퍼런스 이후 외국인이 뚜렷한 매수주체로 나서지 않고 있어 수급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가격 부담이 큰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대차의 경우 지난 1분기 영업실적이 '깜짝 실적'을 달성해 주가가 급상승했으나, 이미 시장은 주가수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주도주를 종목별로 보면 뚜렷한 매수 주체가 안 보이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예컨대 기아차는 기관이 최근 많이 팔고 있고, 외국인도 많이 파는데 개인들만 '사자'를 외치고 있다는 것. LG화학도 마찬가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 팀장은 "수급상 주도주가 안정적이지 못한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전날 외국인이 매수에 나서면서 기존 주도주보다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주의 비중을 더 늘린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가파르게 뛰고 있는 점도 부정적이란 평가다.

민 팀장은 "미국의 제2차 양적완화정책(QE2)가 오는 6월 마무리될 것이기 때문에 달러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외국인의 달러 캐리 트레이드는 한국 시장에서 더 유입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원·달러 환율이 1050원 아래로 떨어질 경우 대표 수출주들의 수익성도 나빠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향후 기존 주도주들이 좀 더 시장을 이끌어 나갈 수도 있지만, 가격 및 수급 부담 등으로 인해 큰 폭 뛰어오를 수 없을 것"이라며 "대안으로 IT주가 꼽힌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도주와 함께 IT까지 약세를 보일 경우 지수의 조정 폭이 깊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민 팀장은 이에 따라 "29일 삼성전자 실적 발표가 아주 중요하다"며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잠정치는 이미 나왔지만, 향후 실적 가이던스를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IT의 센티멘트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을 시장에 줄 경우 IT는 차기 주도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