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들이 국제회계기준(IFRS)를 적용한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IFRS 도입에 따른 수혜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28일 전문가들은 IFRS 도입 이후 실제 경험손실률에 기반한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은행들의 추가 충당금 적립이 감소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순이익은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대손충당금은 은행이 대출한 자금 중 회수가 안될 부분을 미리 예측해 일정비율로 비축한 자금이다.

은행들은 기존 한국회계기준(K-GAPP)에서는 금융감독원의 규정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적립했고, IFRS에서는 과거 평균 손실률을 기준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한다. 보통 경험손실률이 금감원 권고기준보다 낮기 때문에 추가적인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전날 IFRS를 적용한 1분기 당기순이익이 513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4% 증가했다고 밝혔다. K-GAPP 기준 작년 4분기 실적에 비해서는 112.2% 급증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14.2% 웃돌았다"며 "전분기보다 32.4% 감소한 대손충당금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기업은행의 이번 분기 대손상각비용은 2920억원으로 K-GAPP을 적용한 전기 4900억원과 전년동기 3970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줄었다.

지난 15일 발표한 하나금융지주의 1분기 IFRS 연결기준 당기순이익도 3894억원으로 K-GAPP을 적용한 전분기 2710억원보다 43.7% 증가했다. 홍헌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SK주식 매각이익 등 일회성 요인을 반영하더라도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1582억원으로 전분기의 2144억원 대비 크게 하락한 것이 실적개선의 주요 원인"이라고 전했다.

홍 연구원은 "분기 중 삼부토건 동양건설 관련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이 이뤄졌음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경험손실률을 적용한 대손비용은 현재 예상치보다 대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실적발표가 예정된 KB금융우리금융도 IFRS 적용에 따른 추가적인 실적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이고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새 회계기준 도입으로 인한 자산과 자본항목의 변화는 일회성이지만 대손충당금 전입비용 감소로 인한 당기순익 증가효과는 최소한 2013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도 추가 충당금 감소분 만큼 순이익이 증가해 긍정적이란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IFRS 적용시 작년 말 기준 은행업종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현재 시장이 알고 있는 0.97배가 아닌 0.86배로 더 매력적이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