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엽서가 증발해버렸습니다. 답장을 할 기회를 놓쳤습니다. 지난 16일 사이버강의 중간고사를 봤고, 19일 동양미술사를 들은 분. 20일 감기 몸살로 고생하며 공부한 21살 시각디자인 전공 미대생 찾습니다.(직장인 A씨)"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하는 '펜팔(pen pal)'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했다.

퍼직스(FuzixX)에서 제작한 '두근두근 우체통'은 사용자들끼리 익명으로 엽서를 주고 받는 앱이다.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엽서를 주고 받을 수 있다. 모르는 사람과 엽서를 주고 받는 설레임은 네티즌들의 펜팔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외국친구를 만들고 싶다면 엽서를 보낼때 수취인의 지역을 '월드(World)'로 설정하면 된다. 그러나 외국인의 엽서가 부담스러울 경우 해외엽서 차단 기능을 사용해 거부할 수 있다. 또 이성친구에게 엽서를 보내려면 받는이의 원하는 성별을 선택해 엽서를 보내면 된다.

지난 8일 한국, 일본, 미국 앱스토어에 선보인 '두근두근 우체통' 앱은 출시 3일째인 12일 한국 앱스토어 무료앱 순위 1위, 일본 앱스토어 무료앱 순위 3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만큼 다양한 에피소드가 쏟아지도 있다.


네티즌 'grape***'은 "우연히 일본인에게 엽서가 왔다"며 "한국인이라고 영어로 거절했지만, 지금은 서로 번역기를 돌려가며 엽서를 주고 받는 친구가 됐다"고 말했다.

'두근두근 우체통'으로 인연을 찾은 사용자도 있다. 네티즌 'Nai***'은 "마음이 잘 통해서 카톡 아이디를 주고 받았다"며 "주말에 만났는데 좋은 인연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21일 현재 엽서의 보관기능은 없는 상태다. A로부터 받은 엽서에 곧바로 답장을 하지 않거나 프로그램 오류로 답장을 못하면 A에게 엽서를 보낼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인연을 놓친 사용자들도 적지 않다.

앱스토어 리뷰에는 "버튼 잘못눌러서 날아가 버렸어요. 28살 ○○○님 카톡 아이디 ○○○ 등록해주세요", "다음달 군입대 앞둔 부산 친구야, 오류나서 답장 못했어", "미대생 찾습니다. 오류 때문에 소중한 인연을 한순간에 놓쳤습니다" 등 하소연도 올라왔다.

한경닷컴 김시은 기자 showti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