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

강인두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 한국법인 사장은 29일 '책임'과 '내실'이란 말을 강조했다. 지난해 초 발생한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선두업체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간의 기술유출 사건을 복기하면서였다. 당시 그 일은 사상 유례없는 기술유출 사건으로 기록됐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주요 반도체 장비를 납품하면서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AM 직원들이 지금까지 재판을 받고 있어 강 사장은 더 조심스러워했다.

강 사장이 AM의 한국법인 대표이사를 맡은 것도 바로 그 사건 때문이다. 그는 취임 직후 휴가를 반납하고 조직을 재정비했다. 고객별로 서버를 분리하고 방화벽을 설치하는 등 시스템도 재정비했다. 지난해 신입사원을 100여명 선발하고 느슨해진 보안의식도 새롭게 고쳤다. 강 사장은 "기술유출은 모든 글로벌 기업에서 고민하는 문제인데 고객사와의 관계가 오래되다 보니 보안의 중요성을 놓친 것 같다"며 "앞으로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AM은 1967년 설립됐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회사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 95억달러.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에서는 독보적이다. 전 세계 21개국에 92개 사업소를 두고 있다. 태양광 사업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스위스 업체를 인수하면서 태양광 장비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강 사장은 올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시장에 대해 "일본 대지진과 중동 민주화 운동으로 시장이 요동치고 있지만 중국이 내수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어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업체들이 올해 25조원에 이르는 설비 투자를 하는 것도 호재"라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