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서 파는 어린이 비타민의 충격적인 실체
약국판매 어린이비타민이 수상하다.

편식하는 자녀들의 성장과 건강을 우려하는 부모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어린이비타민.

이 제품들은 비타민C에 각종 영양소가 첨가되었다고 강조하면서 소아과 주변의 약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19일 방송되는 MBC '불만제로'에서는 이 비타민들이 심각한 비타민 함량 미달이거나 당도 및 산도가 매우 높아 어린이 건강을 오히려 해칠 수 있다는 사실을 취재해 보도했다.


▶ 비타민C는 극소량, 어린이비타민 알고 보니 사탕?

“0.03 밑으로 들어가는 것도 있어요. 비타민 C 표기만 하려고... 눈곱만큼만 들어가요.”

약국에 가면 쉽게 눈에 띄는 어린이비타민 제품들. 그 중에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완구가 함께 포장된 비타민 제품이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그런데 이 약국 판매 비타민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 불만 많았다. 불만제로로 접수된 한 제보. 제보자는 동네 약국에서 구입한 어린이비타민 제품 일부가 변색되어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더 놀란 것은 이 제품의 식품유형이 ‘캔디류’로 표기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나서였다고 했다. 제보자는 약국에서 구입한데다 제품명과 제품 표시면에 ‘비타민C’를 강조하고 있어 비타민제품임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고 했다.

식품의 경우 제품명에 비타민으로 표기하려면 일정 함량을 포함해야 한다. 그러나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들은 ‘비타C', '알파비타’ 등의 제품명을 사용하여 비타민 제품임을 강조 표시하여 판매하고 있었다. 소비자들은 당연히 비타민제품으로 오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렇다면 이들 약국에서 판매하는 어린이용 비타민들은 비타민C가 얼마나 포함되어 있을까? 불만제로가 시중 약국에서 판매하는 어린이비타민 20개 제품을 수거하여 비타민C 함유량 검출실험을 의뢰한 결과, 5개의 제품에서 0.02~0.05%(제품 1개당 7mg) 정도의 극소량의 비타민C가 검출되었다. 이 수치는 0.1%가 나온 오렌지주스보다 낮은 수치이다.

제조에 사용되는 원료 또한 일반 사탕과 차이가 없었다. 특히 아이들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아스파탐 등 인공감미료와 구연산, 사과산 등 인공산미료가 첨가되고 있었다. 이들 제품 평균 산성도는 2.8pH, 이는 일반사탕, 탄산음료와 비슷한 수준으로 장시간 노출 시 치아 표면에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불만제로 실험결과 확인되었다.


▶ 어린이 비타민에 숨겨진 약국의 상술

“슈퍼에서 팔면 안 팔려요. 소비자가 봤을 때 약국은 다르잖아요. 신뢰를 가진단 말이에요.”

“250원이에요. 원재료비, 타정비, 포장비 다했을 때...”

약국에서 판매하는 캐릭터 어린이비타민의 판매가는 약 3000원~5000원 사이. 하지만 내용물인 사탕은 평균 약 12g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취재결과 밝혀진 사탕의 제조원가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비싸야 250원 정도라는 것.

제조원가의 상당부분은 캐릭터 완구비가 차지하고 있었다. 유명한 캐릭터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심리를 이용하여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현행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에서는 식품이 아닌 장난감 및 그 밖의 어린이 구매를 부추길 수 있는 물건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긴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일반사탕과 다를 바 없는 제품이 비타민제품으로 홍보되며, 오직 약국에서만 고가로 판매되고 있다는 것.

유통업자들에 의하면 일반 슈퍼마켓에서 판매될 경우 상대적으로 저가에 판매되지만, 약국에서 판매하면 고가여도 판매가 가능하다고 했다. 비타민 제품으로 철석같이 믿고 구입했던 약국 판매 어린이비타민 제품의 불편한 속내를 불만제로가 낱낱이 파헤쳐본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