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증권사들의 기업공개(IPO) 주관사 따내기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GS리테일의 IPO 수수료율(공모금액 대비 수수료 비율)이 1% 미만으로 정해질 것이 확실시되면서 덤핑 수주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열되는 IPO주관사 경쟁

GS리테일은 IPO 주관사 참여의향서를 낸 13개 증권사 중 대우 삼성 우리투자 현대 한국투자 신한금융투자 등 6곳을 쇼트리스트에 포함시켰다. GS리테일은 이들 증권사를 대상으로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7일 실시한다.

증권업계는 GS리테일 IPO 수수료율이 1% 미만 수준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수수료율은 지난해 5월 삼성생명의 1%(인센티브 제외) 수준보다 낮은 것이다. 작년 IPO에 나선 주요 기업의 수수료율은 삼성생명과 대한생명이 1%,만도 현대홈쇼핑 락앤락 웅진에너지 등이 1.2~1.8%였다. 때문에 이번 GS리테일의 결정에 따라 1% 미만 수수료율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A증권 관계자는 "GS리테일은 올해 주관사 선정이 예정된 기업 중 공모 규모가 가장 크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알짜'"라며 "일부 증권사가 0.5% 수준으로 써낸다는 얘기가 나와 막판까지 고심 중"이라고 귀띔했다. 올 하반기로 예상되는 GS리테일의 공모 규모는 5000억원대,상장 후 시가총액은 2조원대로 증권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부실 IPO' 우려 커져

한국경제신문과 연합인포맥스가 공동 발표하는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인수금액 기준 1위부터 15위까지 증권사의 평균 IPO 수수료율은 △2008년 2.89% △2009년 2.11% △2010년 1.75% 등으로 해마다 낮아지는 추세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계 투자은행(IB)의 IPO 수수료율이 통상 7%,유럽계가 3%대로 시장에 알려진 것과 비교할 때 국내 수수료율은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과도한 수수료율 인하 경쟁이 '부실 IPO'로 이어져 그 피해가 해당 기업과 투자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B증권 IPO 담당 임원은 "트랙 레코드(실적)를 쌓기 위해 헐값에 IPO 주관을 맡으면 회사의 요구에 휘둘려 공모가 산정 등 관련 작업이 부실하게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IPO 주관사 경쟁 과열은 관(官)이 개입해 정리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며 "결국 증권업계 스스로 '높은 수수료를 내면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