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접경 훈춘을 가다] "北 나선시 밤거리엔 온통 중국인"…철광석 中 반출도 부쩍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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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 빼어난 나진항 주변, 발빠른 中투자자가 선점"
中여행사 "1박2일 관광객 붐벼"…2011년 훈춘~나선 고속道 착공
中여행사 "1박2일 관광객 붐벼"…2011년 훈춘~나선 고속道 착공
◆훈춘서 마실 다니듯 북한 오가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조선족자치주 동부에 자리잡고 있는 훈춘시는 동쪽으론 러시아의 연해주,서남쪽은 북한과 인접해 있다. 시내 중심가로 들어서자 '라선 39-1109'라고 씌어진 버스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북한 원정리 세관과 훈춘시를 잇는 대중 교통 수단으로 북한 번호판이 그대로였다. 원정리 세관을 통과해 나선(나진 · 선봉)특별시까지는 40㎞ 남짓.원정리에서 나선까지 비포장도로를 달려도 1시간반이면 충분하다. 훈춘 시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길남씨는 "나선시 밤거리엔 조선족을 포함해 온통 중국 사람들뿐"이라고 전했다. 북한에 가도 중국 사람들에게 치이는 게 싫다는 속내도 내비쳤다.
여름이면 나진항으로 휴가를 떠나는 중국 사람들도 숱하다고 했다. 서울에서 1년간 파견근무를 했던 리춘르 훈춘시 상무국 과장은 "제주도에 꽤 많이 다녀왔는데 나진항은 자연 비경으로 따지면 제주도를 능가한다"며 "중국 사람들이 이를 눈여겨보고 발빠르게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옌지의 여행사들은 여름이면 나선으로 떠나는 1박2일 관광객들을 상대하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백산호텔 직영 여행사 관계자는 "15명 한 팀에 800위안으로 해상혁명사적지와 농산물시장,소년궁학생무용 등을 보는 코스"라고 소개했다.
훈춘과 나선을 잇는 교통망이 확충되면 중국 기업들의 북한 러시는 더욱 활발할 전망이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동북아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과 중국이 현재 6~8t 정도인 두만강대교 다리의 하중을 40t까지 높이도록 개 · 보수 작업을 진행 중이고,훈춘~나선 간 도로 기초설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나선시 새 지도부는 유럽 유학파
북한 무역상들도 훈춘을 자유롭게 드나든다. 훈춘 호텔업계에선 "호텔에서 100달러를 팁으로 척척 주는 사람은 북한 부자들뿐"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북한의 수산물과 자원을 수출하면서 돈을 번 무역상들이다.
김도형 KOTRA 칭다오KBC 차장은 "광산 업체들은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창구"라며 "북한 최대 철광석 광산인 무산에 중국행 트럭이 대량으로 드나든다는 목격담이 자주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무산 광산의 대중국 수출량은 하루 평균 1200여t에서 2500여t까지 늘었다.
북 · 중 간 깊어지는 경제 교류는 북한 근로자들을 훈춘 등 중국 동북부 도시에 파견하는 방안으로까지 발전했다. 쌍방울 훈춘 생산공장의 모영우 부총경리는 "기숙사를 지어줘야 하고,밀입국을 막기 위해선 어느 정도 통제를 할 수밖에 없어 지금 당장은 실행하기 어려운 얘기"라면서도 "북한이 중국에 그만큼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북한이 나선특별시 인민위원회 간부들을 교체,북 · 중 간 경협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추이린 훈춘시 상무국 국장은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신임 간부들을 만나봤는데 대부분 프랑스 독일 등에서 공부하고 온 유학파들"이라며 "북한이 나선특별시의 성공을 얼마나 바라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나선 특구를 포함해 북한 전역의 8개 지역을 산업단지로 지정하는 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훈춘=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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