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불법 복제로 음악산업 성장을 저해했던 인터넷과 디지털 기기들이 이제는 음악시장을 키우는 도구로 바뀌고 있습니다. 소녀시대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면 클릭 수가 금방 1000만회가 넘어요. 아이폰을 이용하면 70여 개국에 동시에 뿌려집니다. 지구 반대편에서도 1분 만에 우리 음원을 살 수 있게 된거죠.상상할 수 없었던 거대한 음악 시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10배,100배 정도 커지는 게 아니라 1만배 이상 성장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단 그 시기가 몇년 후일지가 문제입니다. "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대표(사진)는 올 들어 일본에서 'K-POP' 열풍 덕분에 회사 수익이 급증하고 주가도 급등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현재 주가는 2만650원으로 1년 만에 7.3배나 뛰었다. 시가총액도 3373억원으로 불어났다.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0% 증가한 475억원,영업이익은 385% 늘어난 186억원,순이익은 464% 증가한 176억원이다.
"시가총액이 3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증권사들의 투자 검토 대상 기업이 됐다는 의미입니다. 코스닥 상장 기업 순위에서도 100위권에 들었고요. 올 들어 해외 로열티 수입이 2배 정도 늘면서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해외 수입은 대부분 순익으로 직결됩니다. "
보아 · 동방신기 · 슈퍼주니어 등이 일본에서 낸 음원 및 앨범,캐릭터 상품의 판매 수입도 급증했다.
로열티는 출고가의 15~30% 수준.슈퍼주니어가 베이징 등에서 10여 차례 공연한 중국에서도 공연 로열티 수입이 크게 늘었다.
"국가와 아티스트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졌어요. 일본뿐 아니라 중국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음원 판매와 공연 티켓 판매 수입이 늘었습니다. 태국에서는 슈퍼주니어가 광고에도 출연했어요. 보아와 동방신기에 슈퍼주니어와 소녀시대가 가세했어요. 샤이니와 f(x)도 곧 해외에 진출할 계획이고요. "
소녀시대는 지난 9,10월 일본에서 디지털 싱글 '지니'와 'Gee'를 내놔 오리콘 위클리 차트 2위와 데일리 차트 1위에 각각 올랐다. 일본에서 해외 여성그룹이 데일리 차트 정상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소녀시대는 일본시장에는 없는 '완벽한 그룹'이라고들 합니다. 장기적인 트레이닝을 거친 데다 해외에서 곡과 안무를 도입해 글로벌 감각을 담아냈지요. 지금까지 일본에서 싱글 2장만을 낸 상태이며 내년 중 정규 앨범을 발매하면 수익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
소녀시대가 단번에 인기를 얻은 비결은 바로 유튜브 동영상이다. 소녀시대를 찍은 동영상 수만건을 팬들이 올려놔 1억명 이상의 전 세계 누리꾼이 시청했다. 일본에서 앨범을 내기 전에 이미 스타가 된 것이다.
"독(毒)이라던 인터넷이 약(藥)으로 변한 거지요. 콘텐츠 사업자들은 마케팅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게 됐습니다. 또 스마트폰에서 음원을 판매한 수익은 아직 미미하지만 제작사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장터가 생겼습니다. 소녀시대가 최근 일본에서 쇼케이스를 할 때 모바일로 2만2000명에게 티켓을 팔았습니다. 앞으로 마케팅 방식도 다양해진다는 얘기지요. "
김 대표는 SM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SM의 지난 역사가 이를 말해준다는 것이다.
"SM은 신인 육성에 해마다 20억~40억원씩 투자했습니다. 덕분에 지난 12년간 HOT부터 신화,S.E.S,f(x)에 이르기까지 거의 매년 빅스타를 배출했습니다. 이런 기업은 아시아에서 SM이 유일합니다. 소녀시대는 언젠가 소멸되겠지만 또 다른 그룹이 대체할 겁니다. 이 때문에 예전에는 보아나 동방신기를 개별 아티스트로 봤지만 이제는 SM의 아티스트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SM이란 브랜드가 자산 가치를 갖게 된 셈이죠.최근 소녀시대 공연을 삼성전자,제임스 캐머런 감독과 함께 3D영상으로 작업한 게 증거입니다. "
그는 K-POP이 일본 J-POP에 비해 아시아인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기획 단계부터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저희가 만든 음악을 삼성처럼 글로벌시장을 대상으로 마케팅할 계획입니다. 음악은 문화산업 중 디지털 환경에서 글로벌화하기 좋은 콘텐츠예요. 시간이 짧고 언어 장벽도 거의 없으니까요. "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