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서민금융에만 전념해온 중소형 저축은행들이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PF대출에 나섰던 대형 저축은행들은 대규모 적자를 나타냈다.

13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배영식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105개 저축은행 중 자산규모 2500억원이상 5000억원 미만인 업계 51위에서 70위까지의 20개 저축은행들은 상반기 132억원의 흑자를 냈다. 여기에 해당하는 저축은행은 민국 파랑새 금화 골든브릿지 스카이 부림 경은 도민 세종 화승 MS 삼정 진주 안양 에쓰 흥국 미래2 부산HK 융창 경남제일 등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들 저축은행은 부동산PF대출을 거의 취급하지 않고 본업인 서민금융에만 주력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솔로몬 부산 등 자산규모 1~30위인 대형 저축은행들은 상반기에 3182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자산규모 31~50위권인 영남 대영 경기솔로몬 푸른2 예나래 저축은행 등도 799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이들 회사는 부동산 PF에 지나치게 많은 돈을 투자했다가 부동산 경기침체로 대규모 부실여신을 떠안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 외에 자산규모가 71~105위인 소형 저축은행들도 78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들은 지방경기침체로 타격을 입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PF대출에 취약한 모습을 보인 대형 저축은행의 자산성장을 억제하고 본업인 서민금융에 좀 더 주력하도록 지도하기로 했다. 배준수 금융위원회 중소서민금융과장은 "최근 강화된 PF대출 규제는 사실상 대형사들의 자산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며 "수년간 집계를 내본 결과 규모가 작은 저축은행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월등히 좋은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충당금 적립률을 낮춰주거나 여신전문 출장소 설치요건을 낮춰주는 등 서민금융지원을 위해 각종 규제를 풀어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