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대표 체제 출범으로 민주당 내 주류의 세력교체가 예상된다. 사무총장 비서실장 대변인 등 이번 주 내 예정된 당직 인선에서 손 대표의 측근 그룹이 전면 포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2년간 정세균 전 대표를 지원하며 당을 주도했던 486그룹은 이인영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독자세력화를 시도하는 '자주파'와 친 손학규,정세균으로 분화가 전망된다.

친 손학규 그룹은 크게 당내 수도권 의원 및 대표시절 발탁했던 비례대표 의원 등 원내 그룹과 전대 캠프인사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중도개혁성향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공통점이다. 원내에서는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3선의 김부겸 의원과 정장선 의원을 비롯해 우제창 신학용 조정식 이찬열 등 수도권 의원들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양승조(충남) 김동철(광주) 이춘석(전북) 등이 고르게 포진해 있다. 우 의원과 이춘석 의원은 대변인으로 검토되고 있다. 송민순 전혜숙 서종표 등 비례대표 의원들도 측근으로 분류된다.

측근 그룹에선 선거전을 지휘한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좌장 역할을 맡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로 손 대표와의 인연은 길지 않지만 선거기간 중 선대본부장을 맡아 손 대표가 취약한 486그룹과의 가교역할을 하며 돈독한 신뢰관계를 구축했다. 이 수석은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손학규 호'출범으로 친노 486그룹의 분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우상호 임종석 전 의원 등 486 주류는 이인영 최고위원 중심으로 진보블록화를 꾀하며 손 대표와 당분간 '불가근 불가원'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우 전 의원은 "'하청정치' 청산과 진보가치의 실현을 기치로 이 최고위원이 당선된 만큼 당직보다는 486의 자체 동력을 강화하는 네트워크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야권 진영의 중심축으로 부상, 대대적 세대교체를 시도하겠다는 포석이다. 정세균 전 대표를 지지했던 백원우 이용섭 강기정 등 원내 친노 그룹과 안희정 충남지사 등 지자체장들은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