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장면 중 하나는 편의점 계산대 앞에 놓여 있는 '호빵 찜기'의 등장이다. 호빵은 한겨울보다 일교차가 큰 늦가을에 가장 많이 팔려 11월엔 보통 호빵 매출이 편의점 전체 빵 매출의 30%를 넘어선다.

올 여름 연일 계속된 무더위 덕분에 맥주 음료 아이스크림 등 여름 상품으로 짭짤한 재미를 본 편의점들은 이달 중순 들어 아침 저녁 날씨가 선선해지자 앞다퉈 호빵을 내놓고 있다.

훼미리마트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 미니스톱 등이 지난 16일 일제히 호빵을 선보였다. 이런 가운데 유독 호빵을 늦게 출시하는 곳이 있다. 바로 GS25다. 지난해(9월9일)보다 무려 18일이나 늦은 오는 27일 호빵을 내놓을 예정이다. 다른 편의점보다도 열흘 이상 늦다.

GS25의 호빵 출시가 지연된 것은 호빵 밑면 종이에 유통기한을 직접 표기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호빵 제조사인 샤니는 빵 밑면의 종이 부분에 유통기한을 바로 표시할 수 있는 기계를 최근 개발했다"며 "모든 호빵 밑면에 작은 구멍을 뚫어 유통기한을 표기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느라 출시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유통기한을 잉크로 표시하면 잉크가 번져 호빵에 묻는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이 같은 방식을 도입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4개들이 호빵은 통상 유통기한이 포장 겉봉에 표시돼 찜기에 낱개로 넣으면 고객과 판매자 모두 유통기한을 확인할 수 없었던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서일호 GS25 홍보팀 과장은 "호빵은 찜기에 넣고 8시간이 지나면 겉모양이 붇거나 쪼글쪼글해지기 때문에 5시간이 지난 호빵은 점포에서 자체 폐기하도록 공지했다"고 말했다.

훼미리마트에도 GS25와 같은 날 샤니의 유통기한 표기방식이 적용될 예정이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