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가 이론적으로 정답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가치주에 몇 년간 돈을 묻어둘 수 있는 여유자금을 가진 사람이 몇명이나 되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저는 개인 투자는 단타매매도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일정 요건이 갖춰지면 손절매하고 이익이 나는 종목이라면 특별한 이상 징후가 보이지 않는 한 들고가는 게 개인들이 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

급등종목 발굴 전문 인터넷방송인 '상TV' 최승욱 대표의 조언이다. 한국경제TV 증권고수로서 개인들이 위험을 줄이고 단타매매를 할 수 있도록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그는 가치주 투자에만 매달리지 말고 단타매매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 대표는 "상담온 개인투자자들의 증권계좌를 펼쳐보면 수익을 내고 있는 종목이 하나도 없다"며 "주가가 오르면 바로 팔아버리고 주가가 떨어지면 아쉬워 팔지 못하는 행태를 반복하면서 가치투자를 한다고 위안삼는 한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1986년 부산수산대를 졸업한 뒤 일등항해사로 원양어선을 탄 '뱃사람'이다. 5년간 바다 위에서 생활한 그는 1991년 결혼과 동시에 공인중개사 자격을 따 부산에 중개사무소를 개업하면서 주식시장과 인연을 맺었다. 여유자금 7000만원을 증권사에 다니는 친구에게 맡겼던 것.하지만 주식에 문외한이었던 그의 자금을 친구가 모두 날려버리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직접투자의 길에 뛰어들었다.

"친구가 돈을 다 날렸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여유자금이기는 했지만 뜨거운 북태평양의 태양 아래서 고기를 잡으면서 번 돈이었으니까요. 이왕 잃은 돈은 잊어버리고 직접 주식투자에 나서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제대로 주식을 배워야 겠다는 생각에 벌이가 괜찮았던 공인중개사무소의 문도 닫고 그는 1998년 상경했다. 서울에 온 뒤로는 주식으로 이름을 날린 재야의 고수들을 찾아다니며 매매기법을 익히기 시작했다. 그러던 그가 주식시장에서 실력발휘를 시작한 것은 2000년의 일.벤처기업 붐을 타고 시장의 관심을 끌었던 유니텍전자 주식에 500만원을 투자,한달 만에 5000만원을 벌었다. 그는 "당시 정보기술(IT) 버블로 인해 거의 모든 벤처기업들이 상장만 하면 상한가를 치던 시기였는데 유니텍전자는 장중에 수차례 상한가를 치더라도 슬금슬금 주가가 내려오는 희한한 종목이었다"며 "올라가고 내려가는 시점을 정확하게 판단한 단타매매를 통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단타의 맥을 짚게 된 최 대표는 이후 투자자 교육기관을 설립했고 2004년부터 '상TV'로 이름을 바꿔 자신의 비법을 전수하고 있다. '상TV'가입자 수는 5000여명에 달한다. 그의 투자비결은 이른바 '잽투자기법'.훅이나 어퍼컷 등 상대에게 타격을 심하게 줄 수 있는 강한 펀치를 날리기 위해서는 처음에는 잽을 날려야 하듯이 큰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단타매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급등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선별해 매수한 뒤 하루에 3% 이상 하락하거나,주가가 20일평균선을 이탈하는 등의 징후가 나타나면 투자 당일이라도 바로 손절매에 나서고,이상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 끝까지 들고 가는 것이 수익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연말까지 상승장이 지속돼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시중의 유동자금이 버블을 걱정할 만큼 넘쳐나는 상황에서 돈이 몰릴 곳은 주식시장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개선된 기업실적과 정부의 저금리 기조를 바탕으로 코스피지수가 2012년까지 2500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최 대표는 "지난주 1820포인트 이상에서 외국인 자금이 2조원 이상 들어왔다"며 "주가가 조금 오르다 말 것으로 예상한다면 외국인이 이처럼 강하게 투자할리 없는 만큼 지금이라도 좋은 종목을 골라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주목해야 할 종목으로는 IT주에서 아몰레드,스마트TV와 관련된 에스에프에이 에스엔유 아이피에스 등을 꼽았다. 신소재 분야에서는 웅진케미칼 한화케미칼 SK에너지,바이오 분야에서는 중외신약 메디프론 바이오랜드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현재 한국경제TV 와우넷에서 전문가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최 대표는 자신의 투자철학을 '손실은 짧게 이익은 크게'로 요약했다. "개인투자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손실이 나는 주식을 들고 가면서 이익이 나면 재빨리 팔아 치우는 행태입니다. 몇 가지 기술적 지표의 변화를 주의깊게 관찰하다 보면 주식투자를 통해 재테크에 성공하는 길도 다가오게 마련입니다. "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