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사들이 휴대폰,집전화 등을 가족 단위로 묶어 가입할 수 있는 다양한 '가족 통합 요금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가족 요금제를 이용하면 요금에 따라 정해진 사용량을 함께 나눠 쓸 수 있어 각자 가입하는 것보다 요금을 크게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LG U+(옛 LG텔레콤)는 기존 요금 대비 50% 이상 저렴한 파격적인 유 · 무선 통합 가족 요금제를 최근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KT SK텔레콤 등 경쟁사들도 비슷한 요금제로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LG U+,"내는 요금의 2배 쓴다"

LG U+는 이달 1일부터 온 가족이 쓰는 휴대폰,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인터넷TV(IPTV)를 모두 묶어 가족 수에 따라 월 9만~15만원만 내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온국민은 요(yo)' 요금제를 선보였다.

월 9만원짜리 요금제는 1~2명이,12만원짜리 요금제는 1~3명,15만원짜리 요금제는 1~5명이 묶어 가입할 수 있다. 매월 내는 요금의 두 배에 달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9만원짜리 요금제는 16만원까지,12만원과 15만원짜리 요금제는 각각 24만원과 30만원까지 추가 요금 부담 없이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3인 가족이 12만원짜리 상품에 가입하면 전체 통신 요금이 12만원을 넘더라도 24만원까지는 추가로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기존의 정액 요금제와 달리 적게 쓰면 적게 쓴 만큼만 내는 것도 장점이다. 예컨대 12만원짜리 상품에 가입했더라도 10만원어치만 썼다면 10만원만 내면 되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만약 신혼부부가 기존에 휴대폰 2대에 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IPTV 등을 이용하면서 한 달에 15만원의 통신비를 냈다면 월 9만원짜리 상품에만 가입해도 16만원까지 쓸 수 있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온국민은 yo 요금제는 상품 구성도 가입자 마음대로다. 휴대폰 하나만으로도 이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고,휴대폰과 초고속인터넷만 묶어 가입해도 된다. 휴대폰 기본료는 대당 월 1만1900원이다. 요금은 음성이 10초당 18원,문자는 건당 20원이다. 데이터 사용 요금은 매달 1기가바이트(GB)까지는 6000원이고,1GB 초과 시는 1메가바이트(MB)당 50원을 부과한다.

초고속인터넷을 포함해 요금제를 구성할 경우 초고속인터넷 사용료는 월 2만2000원이다. IPTV 사용료는 월 9000원이고,인터넷전화는 전화요금 외에 기본료는 없다. 회사 관계자는 "경쟁사와 비교할 때 가장 저렴한 가족 요금제"라며 "소비자들의 통신 요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요금제를 지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KT,10만원대 가족 요금제 선봬

KT는 휴대폰 집전화 TV 등을 모두 합쳐 10만원대에 이용할 수 있는 가구 단위 요금제인 '올레(Olleh) 퉁'을 최근 선보였다. 올레 퉁은 5인까지 묶어 가입할 수 있으며 휴대폰 사용량에 따라 각각 10만원,13만원,16만원 등의 세 가지 요금제로 나뉜다.

10만원짜리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초고속인터넷과 90여개 채널이 제공되는 '쿡TV 스카이라이프',6만원 상당(최대 556분)의 휴대폰 통화 혜택이 있다. 13만원과 16만원짜리 요금제는 초고속인터넷과 TV 등의 서비스는 같고 휴대폰은 각각 11만원과 16만원 상당의 통화를 할 수 있다. 혼자 가입할 경우엔 월 7만7000원짜리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휴대폰은 2만6500원 상당의 통화가 가능하다. 해당 사용량을 넘어서면 일반 요금제가 적용된다.

올레 퉁 요금제는 가족 간 통화가 무제한 무료로 제공되는 게 특징이다. 청소년 회선(만 18세 미만)에 대해서는 별도로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상한을 설정할 수 있다.

초고속인터넷,집전화,TV 등을 함께 묶고 싶지 않은 소비자는 휴대폰만 묶어 가입하는 '쇼(SHOW) 퉁' 요금제를 이용하면 된다. 쇼 퉁 요금제는 월 6만5000원,9만5000원,12만5000원짜리 상품이 있으며 각각 6만원,11만원,16만원 상당의 통화를 할 수 있다. KT 관계자는 "회선별 기본료가 없어 5대를 함께 묶으면 각각 표준요금(기본료 월 1만2000원)으로 가입할 때보다 45.8%가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SK텔,온가족 할인 요금제 인기

SK텔레콤은 2008년 출시한 'T끼리 온가족 할인' 요금제를 널리 알리고 있다. 이 상품은 2명에서 5명까지 묶어 가입할 수 있다. 가입 기간에 따라 기본료를 10~50% 깎아주는 요금제다.

온가족 할인 가입자끼리 통화를 하면 기본적으로 요금의 50%를 할인해 주고,망내 통화 요금제(T끼리 T내는 요금)에 가입돼 있으면 가족 간 통화 시 매월 5시간까지는 공짜다.

SK텔레콤의 휴대폰뿐만 아니라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인터넷도 가족 그룹으로 묶을 수 있다. 이 경우 초고속인터넷의 가입 기간도 합산되고 인터넷 요금도 휴대폰 할인율과 똑같이 깎아준다.

회사 관계자는 "온가족 할인 가입자 중에는 두 세대 이상으로 구성된 경우도 많다는 점을 고려해 초고속인터넷을 2회선까지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며 "집전화도 함께 묶을 수 있는 실속있는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520만명이 가입했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며 "가입 기간과 가입 회선에 따라 할인율이 더욱 커지는 요금제"라고 덧붙였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