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초반 반등을 시도했던 코스피 지수가 하락 반전했다.

26일 코스피 지수는 저가매수와 기술적 반등으로 1580선까지 넘봤지만 이제는 추가하락을 걱정해야하는 처지가 됐다. 외국인의 매도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기관의 매수세는 약해졌고, 개인들만이 전장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이는 양상이다.

코스피 지수는 1560선을 중심으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전날 막판에 낙폭을 만회하면서 1560.83으로 장을 마친만큼 쉽사리 벗어나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악재의 연속이다. 주가는 연일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도 1550선의 의미에 대해 되짚어 보고 있다. 동시에 최근 불거지고 있는 '코리아 리스크'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말라는 입장이다.

◆"코스피 1500선은 지킨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예상하단은 1500선"이라며 "1500선은 2008년 9월 리만브라더스 사태 발생 직전의 지수 수준"이라고 전했다. 2008년 9월12일 코스피 지수는 1477이었다. 현재와 같은 국면이 리먼 사태와 같은 극단적인 신용위험으로 전개되지 않는다면, 1500선은 경기둔화 위험을 반영한 지수라는 설명이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550선 부근에서눈 지지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1550선은 연초 그리스발 위기가 불거지며 기록했던 저점인 동시에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준으로 1배 수준"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2월8일 코스피 지수는 1552.79를 기록했던 바 있다.

이 같이 코스피 지수의 최저점과 하단을 1550 내지 1500까지 예상하면서 그 이하에서는 '매수'를 권하는 의견도 있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550선 아래에서는 주식을 사자"며 저점매수를 권유했다. 주식이라는 자산의 변동성이 원래 큰 데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경기에 민감한 업종의 비중이 크다는 얘기다. 일시적으로 주가가 시장수익률을 밑돌수는 있지만 이는 저점 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라는 조언이다.

◆대북 리스크 영향 줄어들 것…문제는 유럽발 리스크

남북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른바 '코리아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리스크를 염두에 둔 투자전략을 멀리하고 조언하고 있다. 동시에 '관망'에 무게를 두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는 대북 제재 조치의 수위, 유엔 안보리의 회부 여부, 중국의 태도 등에 따라 주식시장에 변동성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의 재정위기로 불안정한 흐름을 타고 있는 외환시장에는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주식시장을 괴롭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바탕으로 보면 북한의 위협은 주식시장에 있어 일시적인 영향을 끼치는 데 그쳤다고 황 연구원은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시장의 방향을 움켜쥐고 있는 핵심 요인은 유럽의 재정위기"라며 "단기적으로는 지지선 확보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며 대외 불확실성이 진정되기까지 관망하라"고 전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남북관계와 전쟁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투자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못박았다. 남북한 모두 '무력대치'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감내할 만큼 정치적, 경제적, 외교적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박 연구원은 "대북 리스크와 관련된 최근 시장 반응은 다소 과도하다"며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북한 리스크가 과도한 측면이 있음을 감안하면 중기적으로는 소폭 하락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선의 전략은 시장이 안정되기 이전까지는 ‘관망’이 바람직하다"며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이미 리먼브라더스 사태를 제외하고는 가장 싼 구간에 진입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추격매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