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9월23일 경기도 고양 한양CC.'제1회 KLPGA챔피언십(선수권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6오버파 78타를 친 한명현이 최종 합계에서 구옥희를 1타차로 제치고 초대 챔피언이 됐다. 명승부를 펼쳤던 두 선수는 현재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부회장직을 나란히 맡고 있다.

올해로 서른두 살이 된 KLPGA의 역사는 KLPGA챔피언십에 고스란히 배어있다.

1978년 여자 대회는 KLPGA챔피언십밖에 없었다. 이 대회 출전 선수는 한명현 구옥희 강춘자 배성순 등 6명이었다. 1979년에는 KLPGA챔피언십과 함께 삼양오픈,쾌남오픈 등이 열렸고 안종현이 2회 대회 우승컵을 들었다.

1980년에는 구옥희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구옥희는 그해 열린 KLPGA챔피언십뿐 아니라 오란씨오픈 · 쾌남오픈 · 부산오픈 · 수원오픈을 싹쓸이하며 '골프 퀸'에 등극했다. 1982년까지 대회 3연패의 신화를 쌓았다. 1983년 대구CC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강춘자가 우승했고 그 다음 해에는 강연순이 정상에 섰다.

1990년대 초반은 고우순이 혜성처럼 등장해 KLPGA투어를 석권했다. 고우순은 1990년에 이어 1992 · 1994 · 1996년까지 징검다리 우승으로 대회 4연패의 신화를 낳았다. '작은 땅콩' 김미현도 1998년 'KLPGA 챔피언'이 됐다.

이후 배경은이 2001년과 2005년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일본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전미정과 김영도 각각 2002년,2003년 챔피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 뒤를 이어 이지영(2006년) 최나연(2007년) 신지애(2008년) 이정은(2009년)이 우승컵에 이름을 새겼다. KLPGA챔피언십 우승자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골퍼로 성장했다는 게 공통점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