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대전광역시에 2013년 개장을 목표로 프리미엄 아울렛과 영화관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갖춘 대규모 복합쇼핑몰을 조성한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박성효 대전광역시장은 26일 대전시청에서 '교외 스트리트(가두)형 복합쇼핑몰'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대전시는 접근성이 뛰어나고 주변 환경이 쾌적한 지역을 개발해 신세계에 복합 유통시설 부지로 제공하고,신세계는 2013년까지 국내 최고 수준의 교외형 복합쇼핑몰을 조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국내에 선보이지 않은 신개념의 교외 스트리트형 복합쇼핑몰을 선보일 것"이라며 "신세계가 직접 개발한 여주 프리미엄아울렛과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에 이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쇼핑문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미국 첼시그룹 참여 여부가 관건

신세계는 구찌 페라가모 아르마니 제냐 코치 등 해외 명품 브랜드를 싸게 파는 프리미엄 아울렛을 핵심 상업시설로 유치하고,멀티플렉스 영화관이나 키즈테마파크 등 가족형 오락시설,시푸드 레스토랑 등 전문 식당가 등이 결합된 복합 쇼핑 문화공간을 신개념의 복합쇼핑몰로 구상하고 있다. 신세계와 미국 최대 아울렛업체인 첼시그룹의 합작법인인 신세계첼시가 경기도 여주군에 설립한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 오락 · 여가 시설이 강화된 셈이다. 신세계 센텀시티처럼 초대형 건물에 각종 쇼핑 · 상업 · 편의시설이 집적된 구조가 아니라,쾌적한 자연 환경을 배경으로 가두점 형태의 1~2층 건물들이 하나의 마을을 이룬다는 의미에서 '교외 스트리트형'이다.

문제는 명품 공급에 키를 쥔 첼시그룹의 참여 여부다. 첼시는 여주에 이어 경기도 파주(올해 말 개장)와 부산 기장지구(2011년)에도 신세계와 함께 프리미엄 아울렛 개점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추가 출점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 관계자는 "첼시를 적극적으로 설득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프리미엄 쇼핑센터 건립도 고려하고 있다"며 "최적의 쇼핑 · 문화 콘텐츠를 구성하기 위해 대전시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 서구 관저동 일대가 유력

대전시도 2008년부터 신세계첼시뿐 아니라 첼시그룹을 대상으로 박 시장 등 대전시 간부들이 미국 본사를 방문하는 등 프리미엄 아울렛 유치를 위해 공을 들여왔다. 현재 건설 중인 보문산 아쿠아월드와 대전동물원,플라워랜드,뿌리공원,향후 조성될 성북동 관광단지 등과 함께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등 해외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쇼핑시설이 필요하다는 게 대전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미국 첼시의 구조조정과 사장단 교체 등이 맞물려 첼시 측의 대전 방문과 투자 결정이 지연되면서 부지 조성작업부터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유인책을 모색했다"며 "신세계가 뜻을 함께 하면서 대규모 지역 투자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고 말했다.

복합쇼핑몰 건립 후보지로는 그동안 프리미엄 아울렛 부지로 추진돼 온 서구 관저동 일대(21만㎡)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고속도로 서대전IC와 1㎞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좋은 데다 산으로 둘러싸인 주변 경관도 교외형 쇼핑시설이 들어서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시 관계자는 "신세계와 투자 일정,부지 매입 규모,건립 계획 등을 확정하는 시행협약을 맺을 때까지는 구체적인 지역을 밝힐 수 없다"며 "앞으로 1년 이내에 건설공사에 들어갈 수 있도록 토지를 원형지로 공급하는 등 행정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