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장면1.‘뚜우-뚜-뚜우 뚜뚜뚜뚜뚜’라는 기계음이 흘러나온다.암호처럼 점과 선으로 이루어진 신호와 함께다.로고나 상표명 없이 15초간 신호와 기계음만 지속되다 마지막에 ‘From Future(미래로부터)’,‘2010.04.29’라는 문구로 끝이 난다.
#장면2.‘혼란과 불확실의 금융 속에서’라는 문구와 함께 광고가 시작된다.화면의 포커스가 흔들리고,정지했다 빨라지며 ‘현대캐피탈이 믿는 열 개의 신(神)이 있다’는 문구와 함께 종이들이 흩날리고 새들이 날아간다.이어 ‘0123456789’ 숫자들이 어지럽게 널린다.

기하학적인 신호나 숫자들을 나열해 수수께끼처럼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티저 광고가 눈길을 끌고 있다.티저는 본편이 나오기 전 시청자의 관심을 증폭시키기 위해 회사명이나 상품명을 밝히지 않고 일시적으로 집행하는 광고 기법이다.

장면1은 기아차가 모스 부호를 활용해 이달 초 내보낸 신차 K5의 티저 광고다.앞 부분 ‘뚜우-뚜-뚜우’는 알파벳 ‘K’를 의미하고 ‘뚜뚜뚜뚜뚜’는 숫자 ‘5’를 뜻한다.신호와 기계음이 모스 부호라는 사실을 밝혀낸 사람은 ‘똑똑한’ 네티즌이었고 광고는 각종 블로그들 사이에서 퍼져나가고 있다.모스 부호 기계음은 앞으로 선보이는 ‘K5’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된다.

장면2는 현대캐피탈이 지난 1일 론칭한 기업 PR광고다.금융의 본질인 ‘수’에서 현대캐피탈의 역할을 찾고 새로운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이 광고는 다음주까지 방영하고 이후에서는 숫자에 담긴 의미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게 된다.

두 광고를 모두 기획한 김정아 이노션 국장은 “유명 모델을 기용하면 상품 자체보다는 모델을 기억하는 경향이 크지만,암호를 사용한 티저 광고는 시청자들이 자발적으로 광고에 담긴 정보를 찾아보도록 하기 때문에 광고 자체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